출근과 등교로 분주했던 아침이 한 템포 느리게 숨을 고르고, 코로나 여파로 어린이집에 못 가고 가정보육 중인 둘째와 오전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이었다. 어항 쪽에서 물이 흐르는 듯한 여린 소리가 들렸다. 평소처럼 여과기에서 나는 소리겠지 싶어 가벼이 넘기곤 뉴스를 보고 있었다. 그러고 몇 분이 지났을까. 종합장에 색칠을 하다 말고 둘째가 “엄마! 여기 좀 봐! 여기! 어항! 물!” 하고 외쳤다. 아이가 부르는 쪽으로 가 보니 어항 오른쪽 귀퉁이에서 물이 모서리 선을 타고 졸졸졸 흘러내리고 있는 게 아닌가. 물은 바닥으로 떨어져 이미 흥건해졌고, 고인 물이 똘똘 뭉쳐 거실 바닥을 지나 패브릭 소파 쪽으로 흐르고 있던 중이었다. 몇 초만 더 지났더라면 패브릭 소파는 신나게 물을 빨아들이고 있었으리라. 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