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2

[시간의 빛깔을 한 몽상]

[시간의 빛깔을 한 몽상] 마르셀 프루스트 이건수 옮김, 민음사(2019) 달달 은은한 바닐라맛과 핑크빛 달콤한 딸기맛 두 개의 층이 존재하는 츄파츕스 막대사탕이 자동으로 떠오르는 사랑스러운(로맨틱, 러블리의 모든 것) 표지 컬러에 반해 집어 고른 책. 시간, 빛깔, 몽상... 이 고유한 언어의 끌림은 말할 것도 없다. 이 모든 걸 가능케 하는 프루스트. - 책 속에서, 부드러운 달은 사물들을 보여 준다기보다 환기시켰는데, 사물들의 실루엣 위로 어둠을 없애지 못할 정도로 창백한 빛, 사물들 형태에 대한 망각같이 두터워진 빛을 퍼뜨리고 있었다. (...) 사랑은 꺼져 버렸고, 망각의 문턱에서 나는 두렵다. 그러나 모든 지나가 버린 행복들과 치유된 고통들은 진정되고, 조금은 희미해지고, 아주 가까이 있으면서..

book. paper + log 2020.03.10

[티티새] 눈부신 여름날, 바다, 그리고

[티티새] 요시모토 바나나, 김난주 옮김, 민음사(2003) 츠구미는 정말이지, 밉살스러운 여자 애였다. (p.7, 도깨비 우편함 중에서) 아니다, 밤 때문이다. 그렇게 공기가 맑은 밤이면, 사람은 자기 속내를 얘기하고 만다. 자기도 모르게 마음을 열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 멀리서 빛나는 별에게 말을 걸듯. 내 머릿속 ‘여름밤’ 폴더에는 이런 밤에 대한 파일이 몇 개나 저장돼 있다. 어렸을 적, 셋이서 하염없이 걸었던 밤과 비슷한 자리에, 오늘 밤 역시 저장될 것이다. (p.84 , 밤 중에서) “마리아, 먼저 간다!” 라고 외치고는 철썩이는 파도 속으로 달려갔다. 팔꿈치에서 손 모양까지, 나와 너무 닮은 모습을 보고는 갑자기 가슴이 뭉클했다. 역시 저 사람은 틀림없는 나의 아버지라고, 선 크림을 바르..

book. paper + log 2020.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