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지아 2

비 온 뒤 노랑

​ 비 온 뒤 노랑! 은근 기다렸는데, 프리지아 없는 봄은 서운하니까, 내 돈 주고 꽃 사기. 올해 첫 꽃. 지하철 역앞 꽃가게에서 한 단 사서 돌아섰는데, 다시 총총총 돌아가서는 "한 단 더 주세요. "하고 한 마디 더 덧붙인다. "예쁜걸로요~" "왜, 누구 선물하고 싶은 사람 생각났어?" 단번에 마음을 읽어내린 주인 아주머니가 물으신다. ⠀⠀⠀ 얼마전 리뉴얼 마친 동네카페에 슬쩍 건네고 집으로 오는 길. 꽃샘추위 방심하다 콧물 그렁그렁, 목은 따끔따끔한데도 기분은 날씨처럼 비 온 뒤 맑음! ⠀⠀⠀

photo + log 2019.03.23

노랑 + 봄

​ "한 단 얼마예요?" 참으로 무의미한, 쓸데없는 질문이었다. 입에서 이 한마디가 툭 내뱉어지자마자 후회가 들었다. 그러고는 다시 마음을 접기 시작했다. 얼마거나 말거나 마음은 이미 그 곳에 머물렀는데 왜 그렇게 선뜻 내 품으로 가져올 수 없었을까. 대체 그 꽃가게 앞을 몇 번이나 서성인건지. 그러고 2주가 흘렀다.... 오늘도 하원이 잠든 시간 윰차를 끌고 동네 카페로 출첵. 드라이로 바짝 말린 머리는 내 의지와는 달리 몹시도 지랄맞게 불어대는 바람에 휘몰아쳐 스타일 구겨긴지 꽤 오래. 꽃샘추위의 시샘은 이미 알 만큼 다 알고 있지만 알알의 봄꽃을 품고도 그걸 새까맣게 잊은 듯 변덕을 부리는 맘씨는 참 적응이 안 되지 싶다. 따뜻했던 커피잔이 온기를 잃고 잎사귀 라떼아트가 점점 희미해질 무렵 고요했던..

photo + log 201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