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태어난 나란 여자의 가을 예찬은 끝이 없지만 언젠가는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있음을 알아차릴 즈음 좋다 좋다했던 이 계절에 대한 고백도 어제가 되고 그제가 되어 이미 지나간 날들 속에 켜켜이 흩뿌려진 수 많은 말과 글 중에 하나가 되고 기억하기보다는 잊혀질 확률이 더 높은 또는 그렇지 않은 그 모든 부등호의 기억들. 그 많은 날들과 지금은 없는 사라진 우리의 말들과 다행히도 남겨진 글은 다 어디로 갔을까.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이제 바람이 꽤 차다. 시리다. 외출길엔 머플러를 찾고 자꾸 주머니에 손이 기어 들어간다. 햇살은 여전히 따스한데 바람은 하루가 다르게 차갑고 깊어만 간다. 오늘은 데미안 라이스의 1집「damien rice O」나 하루 종일 들어야겠다. 그러고 싶다. 벌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