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그리고 뉴욕 내겐 둘다 치명적인 그러나 아름다웠던 열병이었다. 그 시간이 지나가고 난 자리엔 치기어린 욕망과 회색빛 공기, 반짝거리던 공간의 기억들이 마치 슬라이드쇼 처럼 펼쳐진다. New York City, Such a beautiful disease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어디있을까. 글귀 하나 하나가 마음 속에 콕콕 박힌다. 노라 존스의 보이스도. 이 음악이 있어 난 또 다시 사치를 부리며 기억을 불러낸다. 그 때의 터뷸런스를 기억한다. 순항 중 예고없이 만난 난기류에 태연한 척 했지만 감출 수 없는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리다 언제 그랬냐는 듯 찾아온 안정된 고요함으로 단잠에 들었다. 일, 사랑, 관계, 신뢰 그 어느 것 하나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하기만한 터널에서 난 그저 도망치듯 빠져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