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밥 먹으라는 엄마의 잔소리도 뒤로 한 채
금방 뭐 하나 만들고 밥을 먹겠다는 녀석.
뚝딱 뚝딱 십자블럭을 만지더니 툭 하고 작품을 내민다.
"엄마! 이거 봐바.
이건 사람의 몸 속에 몇 개의 사랑이 있는지
보게 해 주는 스캐너야!"
......
순간 뜨끔했다.
저녁 준비하기 전에 나는
두 아이에게 크게 호통을 쳤다.
화장실로 들어가려는 돌지난 동생을
발로 막아낸 형.
아름다운 기사도 정신을 발휘했으나
뒤뚱거리는 걸음 아직 중심잡기가 불안한
동생이기에 순식간에 앞으로든 뒤로든
넘어질 뻔 한 아찔한 순간임이 분명했다.
위험 신호 레이더망에 잡히던 찰나,
귀청 떨어지게 포효했던 나였다.
이런 엄마에게
녀석이 사랑이 100개가 있다고 스캔을 했다.
부끄럽다. 숨고 싶다. 울고 싶다.
그리고 고맙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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