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경 작가 2

[곰씨의 의자] 따로, 또 같이 걸어볼까요.

​ 혼자 사색하기를 좋아하고 조용조용 가만가만 자기만의 시간을 충분히 즐길 줄 아는 곰. 그런 곰에게 처음부터 마음이 갔다. 차를 끓이고 책을 준비하고 자신의 의자에 앉아서 누리는 면면의 모든 과정이 일상의 습관으로 자리한 의식처럼 여겨진다. '이 시간만은 철저히 내가 주인이 되는 시간이야..' 그렇다고 처음부터 남에게 선을 긋는 차가운 인상은 아니다. 세계를 여행하고 돌아와 어깨가 축 쳐진 토끼에게 휴식을 먼저 권하고 탐험담을 늘어놓는 토끼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곰씨다. 탐험가 토끼에게 여자친구가 생겨 둘이 결혼할 때도 마음에서 우러나도록 축복을 다 해주는 곰씨. 그런 곰씨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토끼부부의 아기 토끼들이 줄줄이 태어나 곰씨의 자유시간을 점점 빼앗기 때문. 이제 혼..

book. paper + log 2018.12.16

[숨] (노인경) 세상과 마주한 아이의 첫 숨을 기억하며

「곰씨의 의자」, 「고슴도치 엑스」,「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책청소부 소소」,「기차와 물고기」,「나는 봉지」 ... 노인경 작가의 그림책은 내가 좋아서 먼저 보기 시작했다가 아이도 서서히 물들어 좋아하게 되었다. 글이 없이 순수하게 그림만 담긴 그림책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리뷰를 신청한 건, 기존 작품에서 접한 작가 특유의 감성과 이야기를 담은 그림에 이미 충분히 매료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운 좋게도 덜컥 리뷰어로 선정되고, 책을 기다린 끝에 받은 배송 중이라는 문자는 왜 그리 또 설레던지. 그렇게 심장이 쿵쾅쿵쾅 요동치는 가운데 「숨」책을 처음 만났다. ​ 숨방울이 뽀글뽀글거린다. 평온하게 눈을 감고 온 세상 앞에 호흡하는 아이. 파스텔 분홍빛 표지에 선명히 새겨진 파란색 ‘숨’ 글자가 ..

book. paper + log 2018.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