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음악 뭐 들어?" 누군가 내게 이렇게 묻는다면, 태양의 후예 주옥같은 두 주인공의 얼굴 너머로 거미의 you're my everything도 들리고 요새 가장 핫했던 프로듀스101의 pick me 도 찾아들었고 음원 사이트 POP 상위 리스트도 들었지만 내 폰은 2주째 오로지 이 한곡과 애정 중이다. 박효신의 야생화. 큰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작은 아이가 낮잠 자는 동안 허락된 쉬는 시간, 쪽잠처럼 감질맛나게 내게 주어지는 순간 순간마다 이 곡을 들으면 지평선 너머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회색 지대 위로 순간이동을 한다. 거기엔 작고 가늘고 여리디 여린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흐느적 거리는 꽃이 있다.내 감정의 기복따위에는 상관없이 그저 조용히 제게 주어진 삶의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