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음악 뭐 들어?"
누군가 내게 이렇게 묻는다면,
태양의 후예 주옥같은 두 주인공의 얼굴 너머로
거미의 you're my everything도 들리고
요새 가장 핫했던 프로듀스101의 pick me 도 찾아들었고
음원 사이트 POP 상위 리스트도 들었지만
내 폰은 2주째 오로지 이 한곡과 애정 중이다.
박효신의 야생화.
큰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작은 아이가 낮잠 자는 동안 허락된 쉬는 시간,
쪽잠처럼 감질맛나게 내게 주어지는 순간 순간마다
이 곡을 들으면 지평선 너머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회색 지대 위로
순간이동을 한다.
거기엔 작고 가늘고 여리디 여린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흐느적 거리는 꽃이 있다.
내 감정의 기복따위에는 상관없이 그저 조용히 제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지켜내고 있는 꽃 하나.
꽤 오랜동안 박효신의 노래를 들어보지 못한 것 같은데
그렇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나보다.
검색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기사로 답을 하고
아주 최근까지도 지리멸렬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치만 대장은 성장했고 담담했고 전과는 다른 깊이와 묵직함으로 다가온다.
어서 빨리 청량감 가득한 사이다같은 마침표를 쟁취할 수 있기를.
P.S
2천1년 봄.
대학방송제에 그를 섭외했고 설레었던 날들이 문득 생각났다.
아마추어가 준비한 아주 소소한 구성에도 마음써주고
기념 선물까지 스스로 착장하고 무대 위를 날아다녔다.
물론 그 사이, 난 백스테이지에서 매니저에게 야단을 맞고 있었지만...
아참! 대장의 uptown funk는 참으로 신난다. 열 브루노마스 안 부러울만큼!
그리고 그는 섹시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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