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고 나서 아이가 아플 때마다 찾는 동네 병원이 있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는 아니고, 친정이 있는 불광동에 자리한 이소아과다. 가까운 곳도 아니고 차로 이삼십분 정도 걸리는 곳으로 가는 건 아직까지 우리 동네에 마음 붙인 병원이 없다는 것도 이유겠지만, 그 보다는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 약손에 대해 우리 엄마때부터 내려온...아주 오래된 인연과 깊은 믿음의 끈 때문이리라. 사연은 이렇다. 난 아이를 낳고 세 달 동안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하며 엄마 도움을 받았다. 그러던 중, 아이가 생후 한달 만에 여름 감기에 걸렸던 적이 있다. 날씨가 너무 더운 것 같아서 완전 한여름용 바디수트를 입혀본 게 화근이었다. 속이 비칠 정도로 야들야들하고 얇은 면사여서 시원할 거라는 생각과 코끼리 무늬가 너무 귀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