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빨강 표지에 이끌려 잠시 데려온 책. 끊어읽기하려다 가속도가 붙어 한 숨에 한달음에 보았다. 삶은 무수히 많은 우연과 우연의 점들이 닿아 머무르다가 또 지나가는 장면들의 집합.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던 인물의 일상에 균열을 낸 단 한 방울의 우연, 아니 방울방울 이어지는 뜻밖의 일들로 삶은 또 다르게 굴러간다. 거듭되는 우연 속에서도 우연한 선택을 통해 접하는 우연한 만남과 우연히 느끼는 감정들은 이상하리만치 낯설지만 다르게 전개되고 또 흘러간다. 루틴함에 갇힌 일상에서는 볼 수 없던 다름의 모습으로. 그래서 결말은? 글쎄. 아무도 모른다. 끝을 모르고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처럼.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인지 헷갈리는 정교한 구조의 소설이다. 삶도 그러하지 않은가. 치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