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3

아침 산책 _ 메리 올리버

감사를 뜻하는 말들은 많다. 그저 속삭일 수 밖에 없는 말들. 아니면 노래할 수 밖에 없는 말들. 딱새는 울음으로 감사를 전한다. 뱀은 뱅글뱅글 돌고 비버는 연못 위에서 꼬리를 친다. 솔숲의 사슴은 발을 구른다. 황금방울새는 눈부시게 빛나며 날아오른다. 사람은, 가끔, 말러의 곡을 흥얼거린다. 아니면 떡갈나무 고목을 끌어안는다. 아니면 예쁜 연필과 노트를 꺼내 감동의 말들, 키스의 말들을 적는다. 메리 올리버 , 마음산책(2013), 128p. * 아침! 코끝 찡해지는 찬 바람이 신선하고 상쾌해 마지않던 잠깐의 아침 산책 후에. 겨울이다.

book. paper + log 2019.12.02

나팔꽃 페스타 엔딩

​ 흙 속에서 씨앗이 싹 트고 떡잎이 자라고 자라 덩굴을 뻗고 송글송글 솜털 맺힌 작고 여리한 꽃망울이 제 꿈을 피울 준비를 마친다. 깊은 밤 그리고 한줄기 빛을 벗삼아 꽃잎을 열기 시작할 때 신비로움이란. 신비로운 자주빛을 품은 고깔같기도, 딸기맛 시럽을 나선형으로 장식한 아이스크림같기도. (2019.9.6 instagram) ​ 늦여름에 피어나던 나팔꽃 엔딩은 끝이 났다. 씨앗이 맺혔던 것도 이미 몇 주 전. 과거가 되어 버렸다. 꼬망과 손 잡고 어린이집과 우리집을 오고 가는 길, 하루 하루가 달랐다. 새롭게 피어나고 지고 다시 피어나고 또 지고... 가을 장마와 태풍이 지나가는 중에도 꼿꼿이 제 자리를 지키고 묵묵히 제 일정을 다하는 소명. 카메라폰에 사진을 담으려 잠시 멈추었을 때 "꽃이 참 예쁘..

photo + log 2019.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