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살 꼬마 어록 2

마음의 하트와 정비소

​ 그림_ 녀석의 마음 속엔 누가 살고 있을까. - 엄마와 별, 지구본, 토성, 달, 별똥별, 기사와 성 By Hayoon "마음의 하트가 깨져버리는거야. " 저녁을 먹던 아이가 난데없이 툭 내뱉는다. 밥을 오물거리며 무슨 공상에 빠졌던 것일까. 그 말이 튀어나오게 된 연유도 궁금하고 귀를 통해 선명히 들려오는 음절의 단위들이 꼬물꼬물거리며 무언가 말을 건네는 것 같아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어졌다. - 마음의 하트가 왜 깨져? "응~ 화가 나면, 버럭이가 막 움직이거든. 그 마음의 하트가 깨진 걸 고치려면 마음의 하트 정비소에 가야해 그래야 고칠 수가 있어." (아이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본 뒤로 여러 감정 캐릭터를 자주 떠올리고 실제 상황에 여럿 대입시켜보곤 했다. 고백하자면, 집에서 '버럭이..

dia + log 2016.04.15

지금 당신의 사랑을 스캔중입니다...

​ 어서 밥 먹으라는 엄마의 잔소리도 뒤로 한 채 금방 뭐 하나 만들고 밥을 먹겠다는 녀석. 뚝딱 뚝딱 십자블럭을 만지더니 툭 하고 작품을 내민다. "엄마! 이거 봐바. 이건 사람의 몸 속에 몇 개의 사랑이 있는지 보게 해 주는 스캐너야!" ...... 순간 뜨끔했다. 저녁 준비하기 전에 나는 두 아이에게 크게 호통을 쳤다. 화장실로 들어가려는 돌지난 동생을 발로 막아낸 형. 아름다운 기사도 정신을 발휘했으나 뒤뚱거리는 걸음 아직 중심잡기가 불안한 동생이기에 순식간에 앞으로든 뒤로든 넘어질 뻔 한 아찔한 순간임이 분명했다. 위험 신호 레이더망에 잡히던 찰나, 귀청 떨어지게 포효했던 나였다. 이런 엄마에게 녀석이 사랑이 100개가 있다고 스캔을 했다. 부끄럽다. 숨고 싶다. 울고 싶다. 그리고 고맙다. 그..

photo + log 201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