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2

사라져가는 것들을 붙잡는 시간

* ⠀ 며칠 전 다섯 살 꼬망을 붙잡고 말했다. “내년에도 다섯 살 하자, 응?” 아이, “아 왜~ 싫어... 여섯 살 할거야!” 그러더니 다음 날 “엄마! 나 열 살 할래 응?!” 형아보다 한 번만이라도 형아가 되고 싶은 아우의 간절한 바람이 담긴 말이다. ⠀ 샴푸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아홉 살 큰 아이와 다르게 둘째한테선 아직 머리에서, 손에서, 발에서 아기 냄새가 난다. 깊이 잠든 아이의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자꾸 큼큼- 거리는 밤. 지나 온 시간만큼, 아니 그 보다 더 빨리 자라나는 아이의 밤과 낮. 힘들다고 여겨졌던 때를 돌이켜보다 문득 아릿해져 온다. * ⠀ ​ 나, 사랑하는 마음, 지키지 못한 다짐과 약속, 안전한 선택 속에 방황하는 꿈, 총명함, 다신 돌아오지 않는 시간, 애쓰는 마음, ..

mono + log 2019.11.15

밥먹는 인문학 #28. 가자, 엘비스의상실로! 최향랑 작가 그림책 이야기

올 봄, 아람누리 북살롱 [도서관에 간 외계인] 편에서 도서관에서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라는 미션에서 아이가 계란 프라이와 숟가락, 젓가락을 그리며 도서관에서 밥을 먹고 싶다고 했다. 난 '도서관에서 밥을?'하며 웃음이 났는데, 책의 저자인 박미숙 샘께서 재미있는 답이라며 뽑아 주셔서 운 좋게 귀한 책을 선물받았다. ​ - 도서관에서 밥먹고 싶다는 아이의 그림 정말 밥을 먹으며 인문학을 말하는 도서관이 있다.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에서 스물 여덟번째 시행중인 "밥먹는 인문학" 어제, 숲속 자연물을 평생 보물로 생각하며 작은 씨앗, 꽃잎 꽃받침, 이파리 하나 마저도 세상 하나 뿐인 특별한 예술 작품으로 새롭게 만들어 내는 최향랑 작가와의 만남에 자리에 참석했다. 사실 [숲 속 재봉사] 책을 ..

book. paper + log 2018.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