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사이 8월은 가고 9월이 성큼 오고야 말았다. 며칠 전 후드득 쏟아지던 가을비에 떠날 때를 아는 여름의 끝자락이 점점 희미해졌는데 이젠 정말 "헬로, 나 가을!" 증명하듯 9월 그리고 둘째날. 거스를 수 없이 너무도 자연스런 시간의 흐름으로 새로운 절기를 마주한 것 뿐인데 이 작은 변화로 어제의 같은 배경과 공간이 기억할 수 없을만큼 퍼펙트하게 초기화된 기분. 스카이블루빛을 머금은 바람결과 살갗에 와닿는 상큼한 공기가 그저 감사하다. 그런데 어딘가 모르게 올 해는 여름과 그 끝, 그리고 가을을 맞는 기분이 사뭇 다르다. 할머니가 떠나시고 그로부터 49일이 지났다. 그래서일까. 나의 뇌는 뜨거웠던 여름과 선선한 가을의 교차점을 더욱 뚜렷하고 선명하게 새기려 든다. 실은 가을이 오는 길목에 마음껏 들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