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paper + log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greensian 2021. 9. 9. 08:12

별은 빛이다. 별은 가능성이다. 과학과 마법이 만나는 곳, 내가 사는 세상보다 더 큰 세상으로 난 창문이다. 별은 언젠가 나도 맞는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줬다.
(p.43 중에서)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사라 시거 지음 | 김희정 옮김
세종서적(2021)


#우주에서가장작은빛
#천체물리학자 #행성과학자
#사라시거 #saraseager #에세이

#별은빛이다
#가끔은어둠이있어야볼수있다
#그리고가끔은빛이필요하다

#김희정번역가님

물리, 지구과학과는 영영 친해지지 못했던 내가 천체물리학자이자 행성과학자의 에세이를 읽어내다니. 여름동안 <랩걸>을 다시 정독하고 김희정 번역가님의 작품을 살펴보다가 제목에 심쿵하여 즉흥적으로 만난 책이다.

한번 손에 들어오니 쉬이 멈출 수 없었다. 이름부터 너무 우주적인 느낌의 사라 시거. 그녀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빛의 존재, 그리고 그 인생을 다시 송두리째 뒤흔든 어둠의 시간.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던 힘과 그녀만의 놀라운 집중력에 스며들었다가 중간에 잠시 호흡을 가다듬느라 한 템포 쉬기도 했다. 그녀 앞에 닥친 일들을 상상하기가 너무 벅차고 힘들어서. 그러다 한 번의 고비를 넘고는 다시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과학적인 설명이 나올 땐 초긴장해서는 대충 넘어가지 않으려고 애쓰곤 했다. 특히 외계 행성 관측을 위한 NASA ‘스타셰이드’ 프로젝트를 맡는 과정도 드라마틱했고, 꽃을 형상화한 생김새가 너무 궁금한 나머지 구글링해가며 그녀의 설명을 아기 걸음마 걷듯 최대한 슬로우 모드로 늘여가며 천천히 따라갔다.

도서관 책이라 조심조심 보았던 걸 후회하고 장바구니에 담았다. 읽고 난 뒤 아직 정리가 덜 되었지만 책 표지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원서를 옮기면서 첫 번째 독자로서 이 작품을 마주하고 책장을 넘기는 번역가님은 매 순간, 묘사된 장면 장면을 어떻게 감응하셨을지 너무 궁금하다. <배움의 발견>이후로 이런 흡입력 너무 오랜만이라 감동적이고, 내가 산 책으로 다시 찬찬히 볼 생각을 하니 지금 이 여운과 잔상을 오래 느끼고 싶다.

음.. 다음 책은 코스모스인가. 읽어낼 수 있을까 걱정되면서 왜 기대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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