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며칠 전 다섯 살 꼬망을 붙잡고 말했다. “내년에도 다섯 살 하자, 응?” 아이, “아 왜~ 싫어... 여섯 살 할거야!” 그러더니 다음 날 “엄마! 나 열 살 할래 응?!” 형아보다 한 번만이라도 형아가 되고 싶은 아우의 간절한 바람이 담긴 말이다. ⠀ 샴푸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아홉 살 큰 아이와 다르게 둘째한테선 아직 머리에서, 손에서, 발에서 아기 냄새가 난다. 깊이 잠든 아이의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자꾸 큼큼- 거리는 밤. 지나 온 시간만큼, 아니 그 보다 더 빨리 자라나는 아이의 밤과 낮. 힘들다고 여겨졌던 때를 돌이켜보다 문득 아릿해져 온다. * ⠀ 나, 사랑하는 마음, 지키지 못한 다짐과 약속, 안전한 선택 속에 방황하는 꿈, 총명함, 다신 돌아오지 않는 시간, 애쓰는 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