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찻잔은 언제나 나보다 크니까요. 코로나 블루 탓에 모두가 정신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도 요즘 체감하는 단 하나의 기쁨을 찾자면, 바로 하늘을 보는 일이다. 계절의 흐름 앞에 바람의 결도, 하늘빛도, 구름의 얼굴도 매 순간마다 달라진 가을이니까. 절로 감탄하는 순간을 담으려고 손엔 늘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찰나의 신비로움이 작은 프레임 안에 온전히 들어올 리 없지만 자연이 내어주는 그 품을 하늘 빛깔과 구름무늬로 아주 잠시라도 기억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하면서도 찬 공기에 몸이 부르르 떨리곤 한다. 얼음 들어간 시원한 커피와는 이미 안녕을 고했고, 아직까지 여름옷을 입고는 있지만 이따금씩 카디건을 꺼내 어깨에 걸치는 일이 자연스러워진 요 며칠의 풍경.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