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말다 기약없이 미뤄두기만 했던 책들 숙제 완료.
⠀
마음 처방전 비밀병기 나미야 잡화점, 받는 이 이름이 올드하다며 첫 편지부터 팩폭, 발랄 솔직한 주디 애벗, 가슴 뭉클 찡해지는 장운의 글까지. 읽다보나 어쩌다 편지!
⠀
나미야 잡화점 비밀편지 읽던 도중, 어릴적부터 모아온 편지들을 담아둔 보물상자를 열고픈 충동이 일어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짝궁의 고백편지, 중고딩때 쪽지와 엽서들, 롤링페이퍼, LA 상해 영국으로 떠난 친구의 속깊은 얘기들, 그리고 구남친(현남편)에게 끄적인 나의 편지들까지... 한번 열면 밤을 꼴딱 샐지도 모르는 일.
⠀
때마침 아홉살 아들의 유치원 베프가 보낸 편지가 드디어 도착했다. 일반우편이다보니 기다림이 꽤나 쫄깃한 시간... 보내고 나서도 분실됐나 잘 갔나 맘 조렸던 기억. 고작 단지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매 학기마다 한두번씩 오고가는 이 편지가 왜 그리 훈훈한지. 깨알 미로찾기, 수수께끼는 덤, 참으로 귀여운 초2.
* 책 속에서 *
내 얘기를 누군가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웠던 일, 자주 있었잖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p.31)
*
자신을 존 스미스라고 불려 달라는 분께 어떻게 공손하게 대할 수 있겠어요? 왜 좀 더 개성 있는 이름을 고르지 않으셨어요? '말뚝 씨'나 '기둥 씨'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느낌이에요.
...
아저씨가 키가 크다는 사실만은 평생 변하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아저씨를 '키다리 아저씨'라고 부르기로 했답니다.
(키다리 아저씨 /
진 웹스터, 이주령 옮김, 시공주니어, p.22)
*
누이 얼굴은 보름달처럼 곱습니다.
나는 누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습니다.
누이야 꼭 데리러 갈게
할아버지 장운이 기다립니다
할아버지, 왜 아니 오십니까?
(초정리 편지 / 배유안 글, 창비)
'book. paper + 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인장 호텔] (0) | 2019.10.02 |
---|---|
[런던을 걷는 게 좋아] [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 (0) | 2019.09.30 |
함께 읽어 서로 빛나는 북 코디네이터 _이화정 지음_이비락 (2) | 2019.07.31 |
다정한 구원 _ 임경선 산문집 (0) | 2019.06.28 |
시옷의 세계 _ 김소연 (0) | 2019.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