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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 연작소설 2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

greensian 2020. 12. 15. 21:13


무민 연작소설 2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
토베 얀손 |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2018)

귤 까먹듯 무민 이야기 먹으며 겨울나기 중


첫 장 열자마자 겨울, 첫눈이다.

첫눈이 내려 좀 이른 화이트 크리스마스같던, 뉴스 속 세상을 뒤로 하고 너무도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던 엊그제 아침의 풍경이 떠오른다.

*

잿빛이었던 어느 날 아침, 무민 골짜기에 첫 눈이 내렸다. (...)
바깥에서는 고운 눈송이가 펑펑 쏟아져 내렸다. 눈은 이미 계단을 뒤덮었고, 지붕과 창틀에 묵직하게 쌓여갔다. 곧 무민 가족의 집은 부드럽고 둥글둥글한 눈 더미가 될 터였다. 시계들은 하나둘 똑딱거리는 소리를 멈추었고, 겨울이 왔다.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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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란드 동화작가 토베 얀손의 손에서 탄생한 무민. (생김새는 하마같지만 사실은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트롤이에요) 그녀가 스톡홀름 외삼촌 집에 머물며 예술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 외삼촌은 밤에 음식 저장고를 자주 들락거리면 무민 트롤이 와서 차가운 바람을 불 거라며 겁을 준다. 그 말에 영감을 받아 그녀는 무민이라는 캐릭터를 처음으로 스케치하게 된다.

때는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 소련과 핀란드 1차 전쟁인 ‘겨울전쟁’의 불운이 드리운 시절... 토베 얀손은 평화롭고 행복했던 유년기를 추억하며 무민이라는 캐릭터에 서사를 입혀나간다. 종전 1년만에 또 두 나라 간에 전쟁에 돌입한 ‘계속전쟁’ 이 이어지는 동안 그녀는 원고를 다듬고 그림을 그린다. 1945년, 무민 첫 소설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 그 다음 해 <혜성이 다가온다>를 발표한다. 두 작품은 빛을 많이 못 보았으나 1948년, 세 번째 작품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로 대박이 나고 무민 시리즈의 동력이 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