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hi-coco story

story 05. 개미와 초콜릿

greensian 2013. 12. 12. 13:52

 

story 05. 개미와 초콜릿

 

 

코 잠자던 아이

꿈꾸며 잠꼬대하는 소리

간지러워 엄마

긁적긁적

간지러워 엄마

긁적륵적

 

 

엄마,

개미가 초콜렛을 가지고 기어가나봐

여기

여기가 

간질간질해

 

 

- 저리가 개미야 오지마 개미야

엄마가 톡 떼어내어 버리자

 

고마워요, 엄마

괜찮아요, 엄마

 

 

 

 


 

 

만 30개월을 꽉 채워가고 있는 요즘

아이의 언어 폭발기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며칠 전, 자던 중에 어깨를 긁적긁적거리며

웅얼거리는 잠꼬대 이야기가 너무 귀여워

키득키득 새어나오는 웃음 꾹 참고 있는데

눈 꼭 감고 아이의 몸은 계속 잠을 원하고

뭔가를 해 주어야 하기는 할텐데 어쩌지 하다

초콜렛을 가지고 기어가는 개미를 떼어주는 시늉과 함께 대사를 읖자

곧 이내 알아듣고, 고마워요 엄마- 하고는

다시 잠에 든다.

 

아이는 올 가을들어 생애 처음 초콜릿 맛을 보았다.

너무 달콤하고 소중하고 다시는 잊을 수 없는 그 맛.

꿈에서도 초콜릿을 간절히 바랐던 걸까.

행복하게 초콜릿 한입 물고 있는데

눈치없는 개미가 초콜릿 부스러기 들고 힘겹게 힘겹게

아이의 어깨를 걸어갔나보다.

개미는 살금살금 사뿐사뿐

아이는 간질간질 긁적긁적...

 

 

 

20131210. 첫 눈 내리기 전 겨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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