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05. 개미와 초콜릿
코 잠자던 아이
꿈꾸며 잠꼬대하는 소리
간지러워 엄마
긁적긁적
간지러워 엄마
긁적륵적
엄마,
개미가 초콜렛을 가지고 기어가나봐
여기
여기가
간질간질해
- 저리가 개미야 오지마 개미야
엄마가 톡 떼어내어 버리자
고마워요, 엄마
괜찮아요, 엄마
만 30개월을 꽉 채워가고 있는 요즘
아이의 언어 폭발기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며칠 전, 자던 중에 어깨를 긁적긁적거리며
웅얼거리는 잠꼬대 이야기가 너무 귀여워
키득키득 새어나오는 웃음 꾹 참고 있는데
눈 꼭 감고 아이의 몸은 계속 잠을 원하고
뭔가를 해 주어야 하기는 할텐데 어쩌지 하다
초콜렛을 가지고 기어가는 개미를 떼어주는 시늉과 함께 대사를 읖자
곧 이내 알아듣고, 고마워요 엄마- 하고는
다시 잠에 든다.
아이는 올 가을들어 생애 처음 초콜릿 맛을 보았다.
너무 달콤하고 소중하고 다시는 잊을 수 없는 그 맛.
꿈에서도 초콜릿을 간절히 바랐던 걸까.
행복하게 초콜릿 한입 물고 있는데
눈치없는 개미가 초콜릿 부스러기 들고 힘겹게 힘겹게
아이의 어깨를 걸어갔나보다.
개미는 살금살금 사뿐사뿐
아이는 간질간질 긁적긁적...
20131210. 첫 눈 내리기 전 겨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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