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서 이리 와. 어서... 내려와..."
바닥에 요를 깔고 자는 둘째 꼬망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하는 말이다. 형아랑 침대에 있지 말고 바닥으로 내려와 나더러 제 옆에 누우라고 하는 소리다. 나는 다시 자는 척을 해 보다가 칭얼거려서 아름드리 두 팔을 벌려 보았다. 꼬망은 금세 뒤척이더니 한 손에 토끼 인형을 무심히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제 베개를 들고서 엉금엉금 침대 위로 올라온다. 달팽이처럼 슬그머니 내 배 위로 기어 온다.
이미 형아 차지인 내 옆구리를 지나 남은 공간을 비집고 들어와 제 자리를 만들고는 베개를 놓고 눕는다. 형아 윤도 내 품을 빼앗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이에 질 세라 내 배 위에 찰싹 붙는다. 눈치 빠른 꼬망도 형을 따라 엄마의 배를 차지하려 안간힘을 쓴다. 결국 내 배는 1층엔 윤, 2층엔 꼬망이 짓누르는 3단 샌드위치가 되고 말았다.
뭐가 좋은지 형제는 낄낄낄 깔깔깔 부산스러운 아침이다. 포슬포슬 다뜻하고 보드라운 매시드 포테이토가 꽉 들어찬 3단 샌드위치가 식탁에 차려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나 행복한 상상!
이렇게 시작한 하루. 아침, 아침 차려야지...
일어나 앉은 채로 기지개 한번 쭉~ 팔을 최대한 앞으로 쭉 뻗어 침대 바닥에 닿도록 완벽한 폴더 대형을 만들어 뻐근한 몸을 깨워 본다. 게으른 달팽이, 오늘도 하루 시작이다.
2017년 10월 어느 날, 폰에 기록된 일기를 다시 적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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