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우리 얘기 들리세요?]
(롭 부예 저 | 김선희 역 | 다른 |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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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힐 초등학교의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7명의 아이들과 테업트 선생님의 이야기. 아이들 각자의 솔직한 시점으로 전개되는 서술 방식 덕분에 쉽게 술술 읽힌다. 친구와 부모, 선생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이들의 진짜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야기의 중심엔 테업트 선생님이 있다. 선생님은 1달러짜리 단어 찾기, 축구장 풀잎이 몇 개일까 세어보기, 자기 맘대로 식물 키워보기, 특수반에 가서 체험해보기 등 조금 특이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준다.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한 발 멀리 떨어져서 아이들의 면면을 살피는 어른으로서 말이다.
칭찬 고리가 바닥에 닿아 드디어 아이들이 원한 자유가 주어진 날. 눈 쌓인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아이들 틈에서 선생님은 날아오는 눈덩이에 맞고 혼수상태에 빠지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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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말미에 나오는 '연계 학년 제도'란 단어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5학년 때 반 친구들과 그대로 6학년에 올라가던 날이 떠올라서. 그 때 우린 처음 겪는 일이다보니 이유도 모르고 그저 놀랐다가 축제라도 벌어진 듯 들떠 있었다. 게다가 새로 만난 담임샘은 인생 선생님으로 꼽을 만큼 훌륭하셨기에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기억일 수 밖에. 이 책을 읽다가 이제야 몰랐던 비밀이 풀렸다. 당시 시범적으로 시행한 연계 학년제 기회가 운좋게도 우리 학년에 주어졌던 것. 2년을 함께 한 친구들은 너무도 각별해 졸업이 야속했던 기억이...
어린이책 치고는 3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책을 좋아하는 초등 5-6학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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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서 *
올해는 어쩐지 학교생활이 재미있을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 피터
만약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실수를 했다고 그 사람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 애나
쉬운 일만 하면 아무것도 배울 수가 없어. 배우기 위해서는 도전적일 필요가 있어.
실망스럽다고 포기하지 마. 서로를 지켜 줘. 그게 친구라는 거야.
- 테업트 선생님
선생님을 보고 있으면 [나니아 연대기]에 나오는 늙은 교수님이 생각난다. 선생님은 모든 걸 알고 있었을까?
우리 모두 생각의 바다에 빠졌고, 감정의 롤러코스터 위에서 길을 잃었다.
- 제시카
나랑 상관없는 일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예전처럼 학교에 관심 없었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 제프리
착해지니까 기분이 좋다. 옛날 알렉시아보다 지금 내 모습이 훨 마음에 든다. 쌤이 와서 쌤이 날 얼마나 도와줬는지 봤으면 좋겠다.
- 알렉시아
마이크는, 탁자를 가운데 두고 네모지게 둘러앉은 우리를 따라 빙 돌았다. 우리는 여러가지 이야기와 기억을 함께 나눴다. 정말 멋졌다.
- 대니엘
교장 선생님 말이 맞는 것 같다. 이 세상에 마법은 없다.
- 루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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