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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 [위를 봐요]

greensian 2019. 6. 5. 18:24



지난달 스승의 날, 학교 리딩맘 시간에 [고맙습니다 선생님] 책을 들고 갔다가 진땀을 뺀 적이 있다. 그간 몇몇 속닥거리는 친구들은 있었지만, 그날따라 더 어수선하고 정신없는 교실. 목소리를 더 크게 내 봤지만 글밥도 꽤 많아 읽는 나도 집중이 어렵고, 듣고 싶어하던 아이들도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샘 목소리가 안 들린다며 짜증을 냈다. 완독하고 끝이 났지만 귓등 아래로 땀에 흠뻑 젖은 채 쭈그리가 되어 교실을 나섰다. ⠀⠀⠀

분명 좋은(!!) 책이었지만, 그날 나의 픽은 실패였다. 😰😭😪😪 그러고 나서 책 선정이 너무 어려워졌다. 책읽어주기 1년반만에 닥친 위기! 아예 그냥 재미, 유머 위주의 책만 가져갈까 고민되고, 아이들이 그 시간을 싫어하면 어쩌나 두려워 졌다. 그리고 책을 고르며 자주 멈칫거렸다. 내면에서 나를 뒤흔드는 작은 목소리들을 자주 의식했다. 아이들 입장에서 잘 이해되는 책인지, 너무 유치하거나 쉽진 않은지, 결론적으론 좋아할지 등 이어지는 질문에 답하느라 걱정의 터널속으로 내면의 굴을 판 시간들이 지나고....

고민끝에 지난 주에 들고간 책,
#미야니시다쓰야 #신기한우산가게
#꽁지머리소동

재밌는 그림과 아는 작가의 연작, 그리고 모방심리를 다룬 두 권의 그림책으로 일단 선방. 책을 보는 내내 질문하고 퀴즈를 냈더니 반응이 보였다. 정말 아이들은 자기 이야기를 답하기 좋아한다는 걸 다시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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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픽은
#박정섭작가 #짝꿍#위를봐요 #정진호
그리고 시간이 조금 남아,
#프랑스 #항공사진작가 #얀아르튀스베르트랑
#하늘에서본 지구이야기 중에서 두 컷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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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어수선한 친구들 몇몇 있었지만,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은 꽤나 집중하면서 짝꿍의 마음과 감정의 변화를 말해주었다. 또 그림책 면지부터 시작되는 작가의 이야기, 비밀, 힌트를 퀴즈로 유도하니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 (위를 봐요 책은 면지 그림이 무엇인지 한참 생각, 제각기 다른 답을 말했다) 주인공 아이의 시각, 시점으로 바라본 풍경이 아이들에겐 새롭게 느껴진다는게 나도 느껴졌던 시간. 학교 도서관에도 그 책이 있냐고 관심까지 보여줌! 알아보니 다행히 학교에도 구비되어 있어 담임샘께 쪽지를 전해드리고 학교를 나섰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이! 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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