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 어디선가 우연히 듣고 반해버린 곡. 봄여름가을겨울 '거리의 악사'
한동안 이 연주곡 하나만 무한반복해서 들었던 때가 있었다.(글을 쓰는 지금도.)
첨 들었을 땐 넘 감각적이고 세련된 맛에 외국곡인가 귀를 의심했었는데
봄여름가을겨울 1집 <봄여름가을겨울>의 연주곡으로 수록된 곡.
시크한 듯 시작하는 베이스의 울림에 이끌려 기타의 멜로디를 따라가다보면, 기분 좋은 드럼의 비트를 만나고, 어느새 곡의 흐름 한 가운데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 곡은 언제고 들어도, 듣고나면 꼭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다. 예기치 못하게 좋은 선물을 받았을 때의 느낌이랄까. 이건 좀 착한 표현이고, 우연히 보물을 발견했는데 그 보물을 내가 찾아냈다는 게 좋고 가슴뛰고 그러는 한편, 그 좋은 거 나 혼자만 즐기고 탐하고 싶은 느낌. 그래 이게 좀 더 솔직한 표현이겠다.
개인적으로 난 원곡을 좋아한다. 생생하고 리얼하고 원곡 특유의 풋풋함도 살아있고...
찾아보니 <MBC 음악여행 라라라>에서 새롭게 편곡하여 연주한 곡이 있다.
guitar/bass/sexophone/trombone/trumpet 세션이 함께 했고, 원곡과는 또 다른 느낌.
정장입고 연주하는 김종진, 전태관 두 뮤지션 너무 멋지시다.
영국 이스트본인지 브라이튼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 어딘가에서 만난 외국의 거리의 악사가 떠올라서였나. 그 분들은 희끗희끗한 금발의 머리에 푸근하고 넉넉한 인상의 노년의 그룹이었다. 인생의 지나간 시간들이 더 많은 그 분들이 한 팀을 이뤄 남아있는 시간을 채워주는 그 음악의 여운이 아직도 잔잔하게 남아있다.
1988년 발표곡이라고 하니, 헛. 내가 여덟 살 때다.
앞서가는 멋진 뮤지션임이 분명하다. 존경스러울 따름...
봄여름가을겨울을 지키고 계시는 두 분, 오래토록 이런 좋은 음악 들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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