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paper + log 97

기록은 이야기를 남기고... _ 세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주인님께 책 돌려주러 갔다가 또 한권 얻어읽고 다시 돌려드림. 아이를 둔 엄마 아빠라면 특별히 더 공감할 친근한 이야기. [세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feat. 오타 아니여요) 작가인 아빠의 시각으로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웃프다가 달달하다 찡하다가 마음 푸근해지는 순간순간들. 가족소설이 별건가. 하루하루 그냥 우리 사는 얘기지. ​ ​ 20171212 오늘도, from JH

book. paper + log 2017.12.12

보라빛 토요일 _ 언어의 온도

​보라색 표지에 은빛 제목. [언어의 온도] 이건 꿈의 조합인데! 보라색 성애자가 그냥 지나칠 책이 아니었다. 지난 토요일 낮, 샌드​​​​위치 사러 카페에 들렀다가 주인님 ​​​​넉넉한 마음 덕에 덤으로 빌려오게 됐다. ​​ 다시 주인님 만나러 발걸음 향해야 하지만 남겨진 은은한 온기가 마냥 좋으다. ​ 20171209 from Jihyang coffee

book. paper + log 2017.12.12

레몬이 있는 방 안 _ 이영희

레몬 두 알이 숨쉬고 있다. 어스름때의 번화가에서 사들고 온 이 과일은, 밤이 깊어서야 더욱 싱그러운 향기를 뿜어낸다. 꽃향기와는 달리, 어딘지 알찬 부피를 느끼게 하는 매끄러움. 그리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대로, 여인의 지성과 같은 것을 일깨워 주는 숨결이다. 단지 레몬 두 알만의 향기로 가득히 채워지는 이 작은 방안의 의미를 헤아리다 품에 스미는 가을을 절감한다. 레몬은 운향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의 열매다. 희고 가슴이 메이도록 향그러운 오판화에 맺히는 이 실과는, 두꺼운 껍질안에 차라리 향기만을 성숙시킨다. 같은 과의 과일인 귤이나 오렌지에 비겨 보아도, 그 과육은 도무지 빈약할뿐더러 산미가 많아 그대로는 식용하기 어렵다. 살이라곤 말뿐, 떫고 질기기만 한 모과도 향기는 탐스럽다. 그러나 달고 우아..

book. paper + log 2013.12.02

시간을 파는 남자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_ 내일보다는 오늘, 바로 지금!

인생에 대한 중간 결산 우리 삶에도 대차대조표가 필요해! "삶을 결산하는 건 왜 죽는 순간에 이르러야만 하게 되는 걸까? 왜 우리는 임종 순간까지 인생의 결산을 미뤄야만 하지?" TC 는 사람들이 삶의 끝에서야 인생의 결산을 한다는 암환자 전문의 말을 듣고 인생의 대차대조표를 그려본다. 10년 동안 매해, 같은 회계년도 중에도 수시로 했던 일이 결산이었다. 결산이란게 회사를 청산할 때만 하는 걸로 알았다. 자기 인생에 대입해 볼 생각은 털끝만큼도 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어렸을 적 품은 개미연구에 대한 꿈은 영원히 잃어버린 채 기계처럼 일만 해 온 자신을 보았고, 생의 마지막 순간 죽음 직전까지 그는 손실과 지불유예, 완전 도산으로 생을 결산하게 되리라 깨닫는다. 지금까지의 삶은, 자신의 소중한 꿈을 이룰..

book. paper + log 2013.09.05

알랭 드 보통 - 동물원에 가기 ... 사색하는 보통의 일상

지난주, 단지 내에 이동도서관이 왔다 해서 아이와 아침 산책겸 나선 길에 잠시 데려온 책. 목차 하나하나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어가는 법 없이 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 내 머릿속엔 스틸컷처럼 몇가지 생각이 남았다. 그저 평범하기 그지 없는 일상의 흔한 소재와 평범한 이야기인데도 알랭 드 보통의 글에는 위트와 유머, 그만의 사색에 관한 철학이 있어 즐겁다. 정말 내가 만나보고 싶은 에세이스트. 사색하는 보통의 일상을 잠시 훔쳐보며... #1. 기차를 타면 반복된 일상의 지겨움이, 나태와 권태로움이 페이드 아웃되고 의식하지 않아도 그 빈 공간엔 새로운, 설레는, 가능성의 생각들이 페이드 인 된다. 어제와 똑같은 음악과 노트와 펜과 커피, 책, 휴대폰에 저장된 수많은 사진들조차도 어제와 똑같지가 않다. 보지 ..

book. paper + log 2013.08.07

내게 숨구멍과도 같은 책 <프랑스 아이처럼>

책 표지를 보는 순간 너무 반해버려 구입한 책 이유는 1. 아이 둘을 키우는 후배가 추천했고 2. 아이, 엄마, 가족이 모두 행복한 '프랑스식 육아'라는 게 궁금해졌으며 3. "좌절을 경험하지 않은 아이는 불행하다!"는 글귀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흔한 말 - "행복하게 해줄게, 예쁘고 아름다운 것만 보여줄게" - 이 판타지스러운 위선이니 "부모로서 좀 더 솔직하게, 현명하게 대처해보자" 라는 언어로 해석되어 다가왔다. 늘 롤러코스터를 탔다. 온갖 감정이 뒤섞인 채... 아이가 두돌을 맞이하기까지 난 그랬다. 일을 새로 시작하기 전에 하윤을 가져 그 때부터 지금까지 준비 안된 채 '엄마'이자 '집사람'이 되어버린 탓에 딱 절반의 정도만 행복하고 감사하고 즐거웠다. 그리고 그 나머지 절반은 하지 못하는 ..

book. paper + log 2013.07.31

나의 버킷리스트 불러오기

수능 시험을 앞둔 고3시절, 다이어리 몇 장을 가득 채운 리스트가 있었다. 정작 대학가서는 그 리스트를 리뷰하지 않고 내가 직면한, 꼭 하고싶었던 것들만 닥치는 대로 행동에 옮겼다. 대충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다음과 같다. - 동아리 활동하기 : '동아리' 류로 취급(?)하지 않을 정도의 콧대높은 자존심을 자랑하던 대학방송국에 들어가 3년을 조PD란 이름으로 살았다. - 미팅하기 : 가히 고3스러운 부끄러운 로망이다. 선배 제안으로 3:3 미팅에 나갔다 만난 남친과 9년 열애 끝에 결혼하고 지금 그 분과 아이 하나를 두고 살고 있다. - 어학연수 & 유럽여행 : 알바비를 모아 영국행 티켓을 끊고 연수를 떠났고, 초 4때부터의 숙원 프로젝트였던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스무살의 나이에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떠나 ..

book. paper + log 2013.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