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며 사는 삶 2

키친타월의 위로

​ 일상의 느림표를 지향했던 내게 돌아온 부메랑이었을까. 점점 빨라지는 세상의 시계와 속도를 거스르는 시간을 보내온 것 같아 서러움이 철철 넘친다. 잰걸음으로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꾹꾹 눌렀던 눈물샘이 터져 눈물길이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방울방울 터져버린 눈물도 가야할 곳이 어디인지 이미 알았다는 듯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또르르 굴러 떨어진다. ​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었던 건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왜 나만 제자리에 그대로 있는 건지 그 언젠가 꽉 움켜쥐고 있던 것들을 너무 한 번에 손에서 놓아버린 지난 날을 후회한다. 그건 내려놓음이 아니라 회피에 불과했음을 이제야 인정한다. 성숙하지 못했던 자아가 단단해지기까지 꼭 필요했던 단련의 시간으로부터 도망쳤던 그 때. ​ 아이처럼 두 손..

mono + log 2018.08.08

흔적

얼마전 알라딘을 찾았다. 두 번째 방문. 숨겨놓은 보물단지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지나치면 왠지 서운한 느낌이랄까 일주일에 한번은 꼭 들르게 되는 코스가 되었다. 누군가의 손을 단 한번이라도 거친 몇 권의 책을 참 알뜰히도 담아왔다. 딱 하루 지난 내 생일에 대한 지극히도 약소한 아주 아주 작은 선물. 「완벽한 날들」메리 올리버 「글쓰며 사는 삶」나탈리 골드버그 「그림책 쓰기」 이상희 「동물농장」조지 오웰 지난번 가져온 아이 책이나 이번에 모셔온 내 책이나 (이제 내 책이 되었으니 내 책이 맞다^^) 모두 새 책이나 다름없다. 물론 서점의 새 책 코너 선반에 올려진 블링블링 따끈따끈 매끈매끈 신상과는 조금 다른 구석이 있긴 하지만- 1. 책이 잘 펴진다. 새 책은 표지를 넘길 때부터 종이에서 느껴지는 ..

mono + log 2013.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