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꾸역 버릇처럼 넘기고 있다
아무일 없던 듯 그렇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짙은 고뇌도 옅어질터인데
완만하게 넘어가는 시차를 견디지 못하고
덕지덕지 걱정을 붙이고 마는 어리석음.
열이 나는 아이를 지켜봐야 하는 나의 시간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아이의 성장 속도는 빠르고
나의 성숙 속도는 굼뜬다. 오히려 뒤로 걷는 기분.
큰 아이는 입학 후 처음으로 부모의 품을 떠나
눈썰매장에 갔다. 땀이 차면 감기들까 싶어
스키복 안에 내복과 얇은 티 하나만 입혀 보낸 게
마음에 걸려 아침 내내 속이 타들어갔다.
해야할 게 많은 한 주였는데
역시나 하지 못한 리스트가 많다.
꾹꾹 어거지로 눌러 담은 욕망이 펑!
정상 체온을 회복한 아이에게
무자비한 악마의 샤우팅.
내가 나를 봐도 참 안쓰러운 순간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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