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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까투리

greensian 2019. 5. 10. 20:37



엄마 까투리
권정생 글 | 김세현 그림 | 낮은산(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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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병아리들은 그래도
뿔뿔이 흩어져 모이를 주워 먹다가는
밤이면 앙상한 엄마 까투리 곁으로
모여들어 잠이 들었습니다.
엄마 냄새가 남아 있는 그곳에
함께 모여 보듬고 잠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엄마 까투리는
온몸이 바스라져 주저앉을 때까지
새끼들을 지켜 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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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어버이날 아침, 리딩맘 시간에 들고간 책.
늦게 등교한 아이들이 자리에 앉는 사이, 어수선한 분위기가 점점 차분해지고 엄마 까투리와 꿩 병아리의 이야기에 차츰 빠져드는 몰입감이 극에 다다랐다. "(산불때문에) 고기가 되는 거에요? "안돼..." "어떻게..." 여러 반응 속에 한 아이의 마지막 말 한마디가 내 맘속에 깊이 가라앉았다.
"병아리들한텐 거기가 집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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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부모님껜 뒤늦게 전화 드리고,
행동과 마음이 굼뜨게 움직였던 하루.
왜인지 몰라도 여전히 부끄러운 말,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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