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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할 수 있니? _ 메리 올리버

greensian 2013. 10. 24. 14:07

 

예를 들어, 나무들이 무얼 하는지

번개 폭풍이 휘몰아칠 때나

여름밤 물기를 머금은 어둠 속에서나

겨울의 흰 그물 아래서만이 아니라

지금, 그리고 지금, 그리고 지금-언제든

우리가 보고 있지 않을 때.

물론 넌 상상할 수 없지

나무들은 그저 거기 서서

우리가 보고 있을 때 보이는 모습으로 있다는 걸

물론 넌 상상할 수 없지

나무들은, 조금만 여행하기를 소망하며,

뿌리부터 온몸으로,

춤추지 않는다는 걸,

갑갑해하며 더 나은 경치, 더 많은 햇살,

아니면 더 많은 그늘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물론 넌 상상할 수 없지 나무들은 그저

거기 서서 매 순간을, 새들이나 비어 있음을,

천천히 소리 없이 늘어가는 검은 나이테를,

마음에 바람이 불지 않는 한

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음을

사랑한다는 걸,

물론 넌 상상할 수 없지

인내, 그리고 행복, 그런 걸.

 

 

                                   - 메리 올리버「완벽한 날들」중에서...

 

 

...

 

아침 산책길에 "나의 사랑잎나무"를

또 들여다 보고 왔다.

군데 군데 초록 연잎들도 보이지만

대부분 노오랗게 익어가고

나무 윗 가지 쪽으로는

벌써 잎들이 비어진 자리가 듬성듬성하다.

 

매일 매일 그 지루한 일상을 어찌 견디는 거니

그거 참 재미없겠다

지나가는 나그네 주제에 참 건방졌다.

다 아는 척 내가 맞는 척 잘난 척

겉으로 드러나보이는 면면의 변화에

그저 감상 따위밖에 할 수 없으면서

한 곳 깊이 뿌리를 묻고

오랜 시간을 견디는 그를

참으로 얕게 보았다.

 

다른 그 모든 것들도 그 어떤 것들도

그렇게 보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나 조차도

나를 그렇게 보고 있는건 아닌지

나의 사랑잎나무를 보며 나를 들여다본다.

 

20131024

 


 

 

Can You Imagine? _  Mary Oliver

 

 

For example, what the trees do
not only in lightning storms
or the watery dark of a summer’s night
or under the white nets of winter
but now, and now, and now – whenever
we’re not looking. Surely you can’t imagine
they don’t dance, from the root up, wishing
to travel a little, not cramped so much as wanting
a better view, or more sun, or just as avidly
more shade – surely you can’t imagine they just
stand there loving every
minute of it, the birds or the emptiness, the dark rings
of the years slowly and without a sound
thickening, and nothing different unless the wind,
and then only in its own mood, comes
to visit, surely you can’t imagine
patience, and happiness, like t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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