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풀밭 위에 누워서
두 발로 자전거를 탄다
폐달을 밟던 맨발이
태양에 닿는다
- 앗, 뜨거워!
땅에 머리 대고 하늘을 보니
먼 산의 능선이
발목에 와 걸린다
- 그런데, 하늘은
어디서부터 하늘이지?
누워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 우리는 이미
하늘에 담겨 살고 있었구나
「 문학동네 동시집 11 - 내 배꼽을 만져보았다 _ 장옥관 시, 이자용 그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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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까
타인에게도
바로 옆 사람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그리고 가장 솔직하겠다던 이 공간에서조차
재고 또 재고 있다.
하늘에 담겨 살고 있었으면서
이미 다 보여주고 살았으면서
하늘은 벌써 다 아는 게임일텐데
난 여전히 적당한 거리에서 적당히 눈감아 가며
적당히 보여주고 적당히 사회화된 동물로
숨바꼭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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