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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_ 장옥관

greensian 2013. 11. 4. 23:41

 

 

하늘

 

풀밭 위에 누워서

두 발로 자전거를 탄다

 

폐달을 밟던 맨발이

태양에 닿는다

 - 앗, 뜨거워!

 

땅에 머리 대고 하늘을 보니

먼 산의 능선이

발목에 와 걸린다

 

- 그런데, 하늘은

어디서부터 하늘이지?

 

누워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 우리는 이미

하늘에 담겨 살고 있었구나

 

 

 

「 문학동네 동시집 11 - 내 배꼽을 만져보았다 _ 장옥관 시, 이자용 그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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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까

타인에게도

바로 옆 사람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그리고 가장 솔직하겠다던 이 공간에서조차

재고 또 재고 있다.

 

하늘에 담겨 살고 있었으면서

이미 다 보여주고 살았으면서

하늘은 벌써 다 아는 게임일텐데

난 여전히 적당한 거리에서 적당히 눈감아 가며

적당히 보여주고 적당히 사회화된 동물로

숨바꼭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