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_ 녀석의 마음 속엔 누가 살고 있을까.
- 엄마와 별, 지구본, 토성, 달, 별똥별, 기사와 성
By Hayoon
"마음의 하트가 깨져버리는거야. "
저녁을 먹던 아이가 난데없이 툭 내뱉는다.
밥을 오물거리며 무슨 공상에 빠졌던 것일까.
그 말이 튀어나오게 된 연유도 궁금하고
귀를 통해 선명히 들려오는 음절의 단위들이
꼬물꼬물거리며 무언가 말을 건네는 것 같아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어졌다.
- 마음의 하트가 왜 깨져?
"응~ 화가 나면, 버럭이가 막 움직이거든.
그 마음의 하트가 깨진 걸 고치려면
마음의 하트 정비소에 가야해
그래야 고칠 수가 있어."
(아이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본 뒤로
여러 감정 캐릭터를 자주 떠올리고
실제 상황에 여럿 대입시켜보곤 했다.
고백하자면, 집에서
'버럭이'와 '까칠이'는 주로 내 담당
징징대는 동생은 '슬픔이'다.)
짐작해보건데, 마음의 하트는
마음 속에 살고 있는 사랑인 듯 하다.
화가 나면 사랑이란 감정이 깨지고,
고장난 것이니 고치면 된다는 게다.
- 하트 정비소? 그 정비소는 어디 있어?
"응~ 마음속에...
근데 그 정비소는 아주 작아서 보기 힘들어. "
- 그럼 정비소가 그렇게 작은데 어떻게 찾아??
"직접 마음 속으로 들어가면 돼
돋보기를 갖고 가야해. "
두서도 기승전결도 없는 말이었지만
마음에 전하는 울림이 느껴져
그 예쁜 말 한 톨 사라질까
다급히 폰을 켜고 메모를 했다.
이따금씩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우는구나 싶었는데
이젠 속을 알 수 없는 여섯살 꼬마 철학자가 다 됐네. ^^
20160406 하윤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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