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hi-coco story

prologue of chichi-coco story...

greensian 2013. 10. 25. 23:59

 

"다들 어이 가찌?"

 

아침 먹고 어린이집 가는 길

 - 놀터 가서 노올꺼야

어린이집 근처 놀이터 갈까 물으니

 - 안니야, 여기 놀터에서 노올꺼야

발길을 옮긴 아이,

집 앞 놀이터로 다다다다 뛰어가더니

처음으로 한 말.

 - 어어~? 다들 어이 가찌?

 

또래 친구는 없었고

미끄럼틀엔 또르르 이슬이 맺혀있어

타지는 못했지만

빙그르르 돌아가는 기구를

처음 돌려보고는 재미를 붙이고

뒤늦게 도착한 친구를 태우고

내가 내가 할게 하며

꽤 잘 돌려주기도 하고

실컷 뛰놀다 조금 지루해 질 무렵

떨어진 낙엽 밟고 만지작대다

출동!을 외치고

아이 전용 세발 자전거를 타고

어린이집으로 다시 향했다.

어제 아침의 이야기다. 

 

 

가을 접어들며 언어 폭발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경험하는 나날들.

 

기차는 치치코코

지하철도 치치코코

치치코코야 안녕

 

그러던 아이가

며칠 전 처음으로

매우 또렷하게

- 칙. 칙. 폭. 폭.

어디선가 배웠나보다 했다가

아차 싶었다. 

 

맞기야 바른 말이지만

어린 아이가 처음 들은대로

그 투명한 느낌

오롯이 새겨져있는

한 마디 한 마디의 말을

놓치고 싶기 않았기에

더 늦기 전에 그러한 기록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이 가을이 더 깊어가기 전에

아이가 더 어른다운 말을 하기 전에

카테고리를 여는 첫 글을

끄적이는 지금.

 

p.s 아이는 현재 만 28개월+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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