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paper + log

버텨내어 좋은 일 투성이

greensian 2018. 9. 3. 12:43

버텨내어 좋은 일 투성이
글 그림 _ 설레다 l 엔트리


​따끈한 신착도서가 있어 잠시 데려온 책.
솔직하고 담담하게 써 내려간 서문에 그만 심쿵!

마음이 어지럽고 몸도 휘청하는 동안
수다로도 풀리지 않는 응어리들을
어디서부터 매만져야할지 몰라 그저 답답하기만 했는데
진솔하게 써 내려간 서문의 글귀가 주는 섬세한 토닥임에 마음의 빗장이 절로 내려갔다.
​​


뱉어내지 않고 쏟아내지 않으면
이렇게 병이 나는구나...
그래서 그랬던 거였다.
열중하다가도 빈 틈이 생기는 게 싫다고
마음에 들지 않다고
단번에 손에서 놓아버렸더니 틈새는 점점 벌어지고
이내 곧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구멍이 나버린
지난 날들의 비어진 페이지들.
그 조차도 싫어서 나를 또 밉게 작게 만들어 버린 결과.
결국엔 내가 감당할 몫으로 돌아오니 아플 수밖에.

꾸준히 묵묵히 자기가 갈 길을 걸어 온
작가의 지난 10년간의 작업노트가 담겨져 있는 책이다.

작업실을 몰래 훔쳐보는 기분도 들고
어떻게 한 걸음 한 걸음 오늘까지 걸어왔는지
작가의 솔직한 마음이 솔직한 글로 드러나 있다.
설레다 토끼 그림은 그 모든 감정과 과정들의 작품.

수정1, 수정2, 수정3...
최종1, 최종2. 정말 진짜 최종, 정말 진짜 최최종...
최종 마감을 앞두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있는 설토를 보고
나도 모르게 풋-하고 웃음이 삐져나왔다.


지난 날 어디즘인가가 생각났던 순간.
공감 포인트가 좋아서
진정성 담긴, 꾸미지 않은 글이 좋아서
좋았던 책.


•••••

가슴 속이 어지럽기만 하다면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만져보길 원한다면,
무엇이든 써야 한다.
한 줄, 한 줄, 또 한 줄,
비록 드문드문 난 발자국처럼
무심한 단어의 나열뿐이라 해도
눈으로 보이지 않는 마음의 갈등은
글쓰기를 통해 드러난다.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심각해지지 않아도,
충분히 말이다.

힘내,
할 수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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