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 + log

나무늘보의 수다

greensian 2013. 10. 8. 23:58

한 마디여도 될 것을

글자 하나하나에 꼬리표들이 달렸나

하염없이

길고

길고

길고

자꾸만 길어진다.

 

한 마디 영감은

정지된 스틸컷

시간을 건너뛰어

언젠가의 그 때로 돌아가

눈이 기억하는 대로

마음에 새겨진 대로

두 줄

세 줄

네 줄

...

한 문단.

두 문단.

세 문단.

 

입술은 말하지 않고

눈이 기억하는 대로

마음이 새겨진 대로

뇌가 하라는 대로

손만 툭탁툭탁툭탁툭탁

 

내 글 속에 사는

느린 나무늘보의

한없이 늘어진 수다

얼마나 쏟아내야

조금 가지런해질까

 

눈이

마음이

손이 말하는 글 조차

쉬이 버리지 못하는

저장 강박증 내지

기록 강박증세를 보이는

나무늘보의 수다

 

오늘도 그렇다.

'mono + 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관 413호  (0) 2013.10.14
그냥 아주 작은 배려 2편  (0) 2013.10.10
그냥 아주 작은 배려  (0) 2013.09.25
부디..... _병원에서의 단상  (0) 2013.09.24
소아병동에서의 4박 5일 03  (0) 2013.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