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여도 될 것을
글자 하나하나에 꼬리표들이 달렸나
하염없이
길고
길고
길고
자꾸만 길어진다.
한 마디 영감은
정지된 스틸컷
시간을 건너뛰어
언젠가의 그 때로 돌아가
눈이 기억하는 대로
마음에 새겨진 대로
두 줄
세 줄
네 줄
...
한 문단.
두 문단.
세 문단.
입술은 말하지 않고
눈이 기억하는 대로
마음이 새겨진 대로
뇌가 하라는 대로
손만 툭탁툭탁툭탁툭탁
내 글 속에 사는
느린 나무늘보의
한없이 늘어진 수다
얼마나 쏟아내야
조금 가지런해질까
눈이
마음이
손이 말하는 글 조차
쉬이 버리지 못하는
저장 강박증 내지
기록 강박증세를 보이는
나무늘보의 수다
오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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