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Logue 302

[런던을 걷는 게 좋아] [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

꽤나 어울리는, 산뜻한 조합! ​ 산책하고 거닐며 슥슥 써 내려간 생각들, 감정들, 풍경 속에 머문 작가의 이야기들 그리고 과거의 한 인물을 불러일으키는 상상여정 ^^ 한번 쓱 훑다가 구석구석 아낌없이 걷고 또 걷는 시간들. ⠀ 직전에 읽은 책은 #예감은틀리지않는다. 이어서 지금은 #런던스케치. 윤은 요즘 손흥민에 푹 빠져 영국 타령을 하고, 급기야 꼬망은 내게 와서 영국 국기 나무도막을 바지 뒷주머니에 (선물이라며?) 찔러주었다. 얼마전 다시 찾아본 영화도 #로맨틱홀리데이. 영어그림책도 #토니로스 열전... ⠀ (2019.9.24 인스타그램)

book. paper + log 2019.09.30

나팔꽃 페스타 엔딩

​ 흙 속에서 씨앗이 싹 트고 떡잎이 자라고 자라 덩굴을 뻗고 송글송글 솜털 맺힌 작고 여리한 꽃망울이 제 꿈을 피울 준비를 마친다. 깊은 밤 그리고 한줄기 빛을 벗삼아 꽃잎을 열기 시작할 때 신비로움이란. 신비로운 자주빛을 품은 고깔같기도, 딸기맛 시럽을 나선형으로 장식한 아이스크림같기도. (2019.9.6 instagram) ​ 늦여름에 피어나던 나팔꽃 엔딩은 끝이 났다. 씨앗이 맺혔던 것도 이미 몇 주 전. 과거가 되어 버렸다. 꼬망과 손 잡고 어린이집과 우리집을 오고 가는 길, 하루 하루가 달랐다. 새롭게 피어나고 지고 다시 피어나고 또 지고... 가을 장마와 태풍이 지나가는 중에도 꼿꼿이 제 자리를 지키고 묵묵히 제 일정을 다하는 소명. 카메라폰에 사진을 담으려 잠시 멈추었을 때 "꽃이 참 예쁘..

photo + log 2019.09.30

쓰기의 쓸모

언제부터일까. 다이어리를 쓰지 않았다. 끄적이는 메모용 얇은 노트는 있지만 일정을 전체적으로 확인하고 기록하고 관리하는 개념의 다이어리는 잊은지 오래된 것 같다. 일상에, 시간에, 상황에 쫓겨 폰을 켜고 메모장에 기록하고, 일정 기능을 활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빠르고 편리하니까. 그런 습관때문인지 언젠가부터 펜을 들고 종이 위에 적을 때, 손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얕은 손떨림은 물론 글씨가 제대로(바르고 예쁘게) 써지지가 않는 것이다. 땀이 나고 맥박이 빨라지며 두근거리는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서 원래의 익숙한 필체는 없어지고, 낯설고 이상한 흘림체를 마주하는 일이 많아졌다. 이를테면 소아과 접수대에서도 고작 아이 이름 세 글자를 쓰는데도 손은 머뭇거리고, 동화수업 말미에 글쓰..

mono + log 2019.09.04

어쩌다 편지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키다리 아저씨, 초정리편지

읽다 말다 기약없이 미뤄두기만 했던 책들 숙제 완료. ⠀ ​ 마음 처방전 비밀병기 나미야 잡화점, 받는 이 이름이 올드하다며 첫 편지부터 팩폭, 발랄 솔직한 주디 애벗, 가슴 뭉클 찡해지는 장운의 글까지. 읽다보나 어쩌다 편지! ⠀ 나미야 잡화점 비밀편지 읽던 도중, 어릴적부터 모아온 편지들을 담아둔 보물상자를 열고픈 충동이 일어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짝궁의 고백편지, 중고딩때 쪽지와 엽서들, 롤링페이퍼, LA 상해 영국으로 떠난 친구의 속깊은 얘기들, 그리고 구남친(현남편)에게 끄적인 나의 편지들까지... 한번 열면 밤을 꼴딱 샐지도 모르는 일. ⠀ ​ 때마침 아홉살 아들의 유치원 베프가 보낸 편지가 드디어 도착했다. 일반우편이다보니 기다림이 꽤나 쫄깃한 시간... 보내고 나서도 분실됐나 잘 갔나 맘 ..

book. paper + log 2019.08.07

함께 읽어 서로 빛나는 북 코디네이터 _이화정 지음_이비락

​ #방학 강릉에서 올라온 동생과 세살배기 조카가 집에서 1주일여간 머물다 어제 돌아갔고, 초등&얼집 방학이 맞물리는 시즌에 돌입한 이번 주. 퇴고할 숙제도, 글자 한톨도 들여다보지 못하다 보니 맘 속에 말 못한(그러나 내면에선 무지 시끄러운) 부스러기들이 쌓여갔다. #책 #북코디네이터 벽을 뚫고 전해지는 옆라인 인테리어 공사 소음이 잠잠해진 틈을 타, 식탁 위에 올려둔 책을 펼쳤다. 진득하게 호젓하게 집중할 여력이 안되어 짬짬이 들여다 보며 종이 플래그로 체크만 간신히 해 두었던 책 지금은 말하자면 초벌 읽기 단계랄까. 잠깐이라도 손에 닿았던 책이 언급되면 반가운 마음이 들어 공감포인트를 메모하고, 그냥 스쳐 지나갔던 책과 처음 알게된 책은 포스트잇에 빠르게 적어내려가며 책 면지에 불여두었다. 나중에 ..

book. paper + log 2019.07.31

다정한 구원 _ 임경선 산문집

​ 다정한 구원 _ 임경선 _ 창비 꼬박 열흘동안 가방안에 꼭 넣고 다니던 이 책을 오늘에서야 펼쳤다. 당장 코앞에 떨어진 미션(솔직히 게을렀음 인정)과 마땅한 때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이번주를 정점으로 몰아치는 터에 조용히 숨 고를 짬이 날 때, 찬찬히 들여다 보고 싶었다. 그만큼 미루고, 아껴 두었던 마음. 누군가는 좋아하는 걸 앞에 두고 당장 취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난 그렇게 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되도록 흡족한 감정을 되도록 오래 천천히 느끼려고 적당한 때를 기다리는 게 마음이 편하다. 그러다보니 추진력은 약한 대신 뒷심을 쏟는 편에 가깝다. ​ 동네 서점 특별 에디션 표지가 좋아서, 책 제목이 좋아서 꽁꽁 싸매고 다닌 것도 있다. 천천히 읽고 싶다는 느낌적 느낌(!)이 딱 맞았다. 문장엔 천천히..

book. paper + log 2019.06.28

시옷의 세계 _ 김소연

​ 시옷의 세계 _ 김소연 _ 마음산책 ⠀⠀⠀ 어쩜 이렇게 간직하고 싶은 '시옷'의 단어들만 골라두었을까. 닮고 싶고 갖고 싶은 문장에 오늘도 라벨링 덕지덕지. 스쳐 지나치는 작고 소소한 것들 수집하는 일들. 잠시 또는 오래도록 곁에 머무르는 그 어떤 것들을 붙들고 싶은 마음이 내게도 있다. 혹시나 무심코 잊고 지나갈까봐 사진으로라도 붙잡고, 공기중으로 흩어져 흔적조차 없이 사라질까 두려워 급한대로 폰을 켜고 두 엄지로 재빠르게 메모하는게 습관이 되었으니까. ⠀⠀⠀ 김소연 시인의 [시옷의 세계] '수집하다'를 읽다가 반가웠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네. 오직 푸름과 투명함으로 우울을 제압하는 선명한 하늘도(136p), 바닷가에서 아이들과 주워 온 조개껍데기도 그러하고, ..

book. paper + log 2019.06.28

[짝꿍] [위를 봐요]

​​ 지난달 스승의 날, 학교 리딩맘 시간에 [고맙습니다 선생님] 책을 들고 갔다가 진땀을 뺀 적이 있다. 그간 몇몇 속닥거리는 친구들은 있었지만, 그날따라 더 어수선하고 정신없는 교실. 목소리를 더 크게 내 봤지만 글밥도 꽤 많아 읽는 나도 집중이 어렵고, 듣고 싶어하던 아이들도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샘 목소리가 안 들린다며 짜증을 냈다. 완독하고 끝이 났지만 귓등 아래로 땀에 흠뻑 젖은 채 쭈그리가 되어 교실을 나섰다. ⠀⠀⠀ 분명 좋은(!!) 책이었지만, 그날 나의 픽은 실패였다. 😰😭😪😪 그러고 나서 책 선정이 너무 어려워졌다. 책읽어주기 1년반만에 닥친 위기! 아예 그냥 재미, 유머 위주의 책만 가져갈까 고민되고, 아이들이 그 시간을 싫어하면 어쩌나 두려워 졌다. 그리고 책을 고르며 자주 멈칫..

book. paper + log 2019.06.05

[쟈쟈 표도르, 말하는 고양이와 개]

​ [쟈쟈 표도르, 말하는 고양이와 개](2006) [쟈쟈 표도르의 겨울 이야기](2008) | 예두아르트 우스팬스키 글 | 김서윤 옮김 | 원유미 그림 | 푸른길 출판사 [쟈쟈 표도르, 말하는 고양이와 개] 를 도서관에서빌려다 본 아이가 책이 너무 재미있다고, 갖고 싶다고 하여 구입하려 했더니 절판..😭 혹시나 하는 맘으로 출판사에 문의를 더니 두둥! 재고가 있다는 희소식의 메일이 왔다. 겨울이야기 시리즈도 함께 주문을 넣고 책이 제 손에 들어오기까지 아이는 희노애락을 다 경험하고는, 다음날 아침독서 시간에 읽겠다고 책가방에 챙겨갔다. #웃음 #뿜뿜 터졌던 파트 첫 시리즈. 우체부 페치킨 아저씨와 아기 까마귀 흐바타이카가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첫 대면(?)하는 장면은 진정 웃음 지뢰밭. 처음 읽어줄 때..

book. paper + log 2019.06.05

유럽의 그림책 작가에게 묻다_최혜진작가 강연

​​ 상상력과 창의성, 나에겐 없지만 그 누군가에겐 있는 것?! 이란 편견을 깨는 이야기를 듣다. - #최혜진 작가의 강연에서. 그녀는 잡지사 피쳐에디터 10년 생활을 정리하고 남편과 함께 프랑스로 떠났다. 노트북과 최신 카메라를 장만해 블로그를 시작하며 호기롭게 유학 생활을 시작했건만 초기 적응기엔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의 지인, 동료의 소식을 접하며 꽤나 마음이 오락가락했다고. 사는 곳은 달라졌어도 틈만 나면 서점 가는 습관은 여전했는데 Mollat 서점(120년된, 800평의 서점이라 한다)에 들어갔던 것이 전환점이 된다. 형편없는 불어실력으로 읽을 수 있는 책도 없다는 생각에 자연스레 어린이책 코너로 향했고, 그곳에서 인생 그림책을 만난다. 자신과 비슷한 연차의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데 안테..

book. paper + log 2019.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