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도 끄고 음악도 끄고 그 어떤 배경음악이나 장치 없이 아이와 내가 내는 소리만이 가득한 시간이 도대체 얼마만이었던 것일까. 설거지할 때만이라도 좀 편해보려고 ebs 티비를 켜고 티비 끄고 나면 동요를 배경음악으로 깔아두고 세 식구 중 한 명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시선이 꽂혀있고... 오늘은 이도저도 없이 다 꺼버리고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 소풍갈까?" - 응!!!! 거실바닥에 널부러져있던 수건을 돗자리 삼아 털썩 앉았다. "하윤인 여기 앉을게" 하더니 내 옆자리에 꼭 붙어 앉는다. 정면에는 마침 놀이를 할 수 있게 만들어진 이미지 보드가 있고 그 안엔 사과나무와 각종 나무들, 푸릇한 풀과 연못이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아이는 곧장 나무로 달려가더니 사과를 따오는 시늉을 하더니 내 입속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