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Logue 302

아이랑 플레이

텔레비전도 끄고 음악도 끄고 그 어떤 배경음악이나 장치 없이 아이와 내가 내는 소리만이 가득한 시간이 도대체 얼마만이었던 것일까. 설거지할 때만이라도 좀 편해보려고 ebs 티비를 켜고 티비 끄고 나면 동요를 배경음악으로 깔아두고 세 식구 중 한 명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시선이 꽂혀있고... 오늘은 이도저도 없이 다 꺼버리고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 소풍갈까?" - 응!!!! 거실바닥에 널부러져있던 수건을 돗자리 삼아 털썩 앉았다. "하윤인 여기 앉을게" 하더니 내 옆자리에 꼭 붙어 앉는다. 정면에는 마침 놀이를 할 수 있게 만들어진 이미지 보드가 있고 그 안엔 사과나무와 각종 나무들, 푸릇한 풀과 연못이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아이는 곧장 나무로 달려가더니 사과를 따오는 시늉을 하더니 내 입속에, ..

mono + log 2014.03.26

서툰 그림 _ "내맘대로" [도서관에 간 공주님] 에서...

from [Delilah darling in the library] _ 도서관에 간 공주님 written by Jeanne Willis 원작 그림의 배경은 연보라빛인데 수채물감으로 채우자니 너무 심심한 듯 해서 초등학교 시절의 크레파스 장난이 생각나 무작정 칠해버렸다. 칠하면서 후회하고 찢어버릴까 미웠다가 에라 모르겠다 그냥 느낌 그대로 가자 하여 깜깜한 밤을 만들어버렸다. 정말 버릴까 하다 차마 그러지 못하고 비지스의 노래던가. 문득 technicolor dream이 떠오른다. 배경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의도했던 아주 유치한 장난스러운, 그리고 진짜 서툴기만 한 채색들. 그.래.도 껴안아줘야 할 그림들...

photo + log 2014.03.25

the basic

뜨헛! 치카치카 전쟁 끝에 겨우 얼집 보내고 20분 늦게 일러스트 도착하니 이런 난제가..... 5-10분마다 포즈를 바꿔 드로잉... 소묘는 중 2때 손 놨다고! 흐잉.... 그런대로 맘 비우고 그려보는데 헐... 아무리봐도 뭔가 어색 어색... 샘은 그래도 잘 잡았다 하는데, 옷과 표정 입혀보라는 미션은 영 자신이 없다. 결국 샘의 터치로 머플러에 하이힐 선구리까지 총동원 ㅋ 여인은 뭘 하려던 것일까 ㅋㅋㅋ 한숨밖에 안나오는 미션이었는데 그런대로 집중하니 나름 재미있었던(?) 그래도 두번은 싫은 그러나 이게 기초인 하악하악. 갈 길이 멀고나. 20140318

photo + log 2014.03.18

서툰 습작_ 비누방울 방울방울

지난주 작업실에서 한 밑그림 오늘에서야 채색을 마쳤다. 책 이름이 생각이 안난다 ㅠ 내 맘대로 "비누방울 방울방울" (책이 옛날건가 뒤져보니 2010발행됐는데 옛날 전화기 어쩔.... ㅎㅎ) LTE급 빠른 속도로 변하는 시대에 이제 아이들 손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변신무쌍한 캐릭터별 로봇이 자리하지만 노는 거 만큼은 아날로그만한 게 없다. 오늘도 오하윤군은 얼집 하원 후 주원이를 기다려 놀이터에 갔고 2차로, 건너편 놀이터에 들러 계단과 미끄럼틀 오가며 신나게 뛰었고 집에 와서 모래놀이 도구 챙겨 3차로 집 바로 옆 놀이터에서 모래랑 20여분 여흥을 즐기고 돌아왔다. 그런데도 매트로 집을 지어달라 아우성에 또봇캐릭 설명서를 자기 신문이라고 꼭쥐고 "엄마, 나랑 같이 놀자, 하윤이랑 같이 버스타고 놀잔..

illust + log 2014.03.18

내 안의 작음(smallness)을 직면한다는 것

요즘은 글보다, 책보다 그림에 빠져있는 나날이다. 빠져있다-고 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매 시간 매 순간을 그림과 함께 하는 건 아니라서. 이전에는 짜투리 글이라도 집중했을 시간에 지금은 밑그림 베껴 그리고 채색하고 나 혼자만의 집중, 몰입하는 시간이 모르는 사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기초도 기본도 없이 시작한 거 였고 하다보니 어느새 스믈스믈 생활 속에 들어차고 있다. 그러나 기초와 기본과 맞딱드리는 순간엔 평온했던 내면에도 잔잔히 때론 미친듯이 감정이 파고든다. 아마도 내가 생각하기에 나의 '부족함'을 직면하는 순간 손이 마음이 얼굴이 겉잡을 수 없이 붉어지는 것 같다. 실제로 정말 그렇다. 감추려 하면 할수록 더 도드라지는 뾰루지처럼 감출 수 없을 바엔 차라리 당당히 민낯이 나을 터...

mono + log 2014.03.10

봄과 겨울 사이 @동해 낭만가도

눈바람 헤치며 동해안 낭만가도 드라이브~ 삼척항을 지나면서 재 너머 굽이굽이 펼쳐지는 해안선이 참으로 멋스럽다. 무섭도록 거세지는 파도 차가운 바람, 흩어지는 눈발... 이 곳은 아직은 겨울이라고 너무 서두를 거 없다고 말 걸듯. 한 여름의 인파 속이라면 이렇게 여유부리며 드라이브도 못했을 터.. 쉬엄쉬엄 쉬어가며 아무 곳에나 서서 자연을 담을 수 있는 시간에 감사하고 숙연해진다. 여름의 장호해안가는 한국의 나폴리라며 할 정도로 투명한 물빛이 매력적이라 한다. 봄눈 날리는 날에 바라본 바다물빛 또한 아름다운 예술. 2014030-09 강원, 겨울의 끝자락 @장호 해안

mono + log 2014.03.08

야야야야 바다로~~~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무작정 바다보러 가자고 나선 여행길. 차에 올라타 그제서야 숙소 검색과 예약을 하고 강원도에 서서히 가까워지니 이 곳 산 꼭대기는 겨울왕국 따로없다. 때맞춰 눈보라 바람이 일고 바람이 세차게 몰아쳐 눈은 녹을 틈도 없이 바람과 휘날리며 알 수 없는 곳으로 휘휘 춤추며 흩어진다. 겨울왕국 매니아 하윤군의 눈앞에 펼쳐진 계단은 엘사가 손수 마법으로 지은 얼음계단이란다. 뽀글이 거품마저 올라프 눈사람과 하얀 설국에서나 만질법한 눈가루같다. 20140308-09 @ 동해바다, 강원도 봄은 아직...

photo + log 201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