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hi-coco story 7

story 06. HY 오브제 _ 티타임

story 06. HY 오브제 _ 티타임 "엄마, 커피 드제요" 런닝홈 모양맞추기 장난감을 커피라고 가져온다. "엄마꺼는 빨강 아빠꺼는 초록, 하윤이꺼는 이거야 노란잭 별" 뜨겁다고 호호 불어가며 홀짝거리니 녀석도 따라한다. 커피맛도 모르면서 호로록 잘도 먹네 세 식구 소박한, 따뜻한 티타임. 기찻길이라고 매직펜으로 그려넣은 아이의 스케치가 세상에 하나뿐인 멋진 컵받침이 되었다. (사람, 버스 형상은 엄마표 못난이 그림 ;;)

chichi-coco story 2013.12.23

story 05. 개미와 초콜릿

story 05. 개미와 초콜릿 코 잠자던 아이 꿈꾸며 잠꼬대하는 소리 간지러워 엄마 긁적긁적 간지러워 엄마 긁적륵적 엄마, 개미가 초콜렛을 가지고 기어가나봐 여기 여기가 간질간질해 - 저리가 개미야 오지마 개미야 엄마가 톡 떼어내어 버리자 고마워요, 엄마 괜찮아요, 엄마 만 30개월을 꽉 채워가고 있는 요즘 아이의 언어 폭발기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며칠 전, 자던 중에 어깨를 긁적긁적거리며 웅얼거리는 잠꼬대 이야기가 너무 귀여워 키득키득 새어나오는 웃음 꾹 참고 있는데 눈 꼭 감고 아이의 몸은 계속 잠을 원하고 뭔가를 해 주어야 하기는 할텐데 어쩌지 하다 초콜렛을 가지고 기어가는 개미를 떼어주는 시늉과 함께 대사를 읖자 곧 이내 알아듣고, 고마워요 엄마- 하고는 다시 잠에 든다. 아이는 올 가을들어..

chichi-coco story 2013.12.12

story 04. 쪼글쪼글해

story 04. 쪼글쪼글해 목욕하던 우리 아기 손가락 발가락이 쪼글쪼글해 아기는 한참 동안 제 손과 발 쳐다본다 쪼글쪼글 쪼글쪼글 따라하며 생글생글 웃는다 우리 아기 잠꼬대 쪼글쪼글 쪼글쪼글 아침잠 깨는 마법의 주문 엄마가 웃는다 아기도 웃는다 하윤은 새로운 말을 배우는 과정 중에 잠들기 전과 아침에 막 깨어났을 때 혼자서 중얼중얼하며 복습을 하는 버릇이 있다. 어느 여름 날 아침. 혼자 잠이 깬 아이가 주문을 걸듯 손가락을 펴 보이며 중얼거린다. - 쪼글쪼글 - 쪼글쪼글 - 쪼글쪼글해... 난 그 소리에 잠에서 깨고는 큭큭 웃음이 새어 나왔지만 꾹 참고 계속 자는 척을 했다. 전날 저녁 목욕하면서 알려준 단어가 신기했던 모양이다. 아이가 말을 한다는 건 참 기적 같은 일이다. 엄마와 아빠, 모든 가족..

chichi-coco story 2013.11.27

Story 03. 하늘하늘 나비처럼

STORY 03. 하늘하늘 나비처럼 자전거 타고 엄마랑 아침 산책 가요 코 끝에 닿는 바람이 살랑살랑 시원하지요 하늘하늘 하얀나비 바람결 타고 팔랑팔랑 춤 춰요 이리와- 내 손에 닿을락 말락 닿을락 말락 잡힐 듯 말듯 잡힐 듯 말듯 힘이 든 나비 토끼풀 위에 살포시 앉아서 달콤한 꿀물 쪽쪽 나도 상상해요 냉장고에서 꺼낸 시원한 야채 쥬스 쪽쪽 기분 좋아진 나비가 이리와- 나에게 손짓해요 나를 친구로 생각하나봅니다 춤추는 나비를 쫓아 나도 한참동안 풀밭을 뛰었습니다 이제 다리가 아파요. 엄마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듭니다. 나도 하늘을 날 수 있을까요 하늘하늘 내 친구 하얀 나비처럼 팔랑팔랑 내 친구 하얀 나비처럼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 말. 아침을 먹고 10시 즈음이 될 무렵에는 꼭 아침 산책을 나..

chichi-coco story 2013.11.18

story 02. 비

STORY 02. 비 촉촉한 빗물 아기 손 끝에 톡 ! 톡 ! 톡! 아기 발 끝에 톡 ! 톡 ! 톡 ! 떨 어 진 다 엄마 뱃속 따뜻한 바닷물 손 끝에 꼬~물~꼬~물 발 끝에 꼬~물~꼬~물 물 결 친 다 하윤이가 제일 즐거운 순간은 물을 만나는 시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졸린 눈을 비비고 엄마 옆에서 화분에 물을 주는 것도 엄마랑 놀이터 다녀와서 제일 먼저 모래 먼지가 묻은 손발을 닦고 뽀득뽀득 세수하는 것도 매일 분수대로 놀러가고 싶은 것도 저녁이면 욕조 안에 “풍덩!”하고 들어가는 것도 다 물이 좋아서래요. 사실, 하윤이는 세상에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 작고 따뜻한 바다에서 어푸어푸 물놀이하고 발장구치고 헤엄치기를 좋아했어요. 그래서일까요? 하윤이는 물을 아주 좋아해요. 컵에 담겨있는 물을 꿀꺽 하고..

chichi-coco story 2013.11.17

story 01. 치치코코 안녕?!

STORY 01. 치치코코 안녕?! 우리집 베란다에서는 초록 배나무 밭과 푸른 나무 숲 너머 저 멀리 작은 터널을 뚫고 나와 빠르게 지나가는 치치코코 기차가 보입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숲 한 가운데를 지날 때 치치코코는 잠시 숨었다가 다시 쏘옥 하고 얼굴을 내민답니다. 내가 우리집에서 치치코코를 처음 본 건 아빠랑 함께 있을 때였습니다. 그 즈음엔 내가 장난감 기차놀이에 푹 빠져있을 무렵이었지요. 어느 날 나는 베란다에서 물뿌리개로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어요. 아빠가 갑자기 나를 보고 번쩍 안아 올려서 “하윤아 저기 봐바!” 하셨지요 우와-! 정말 저 멀리서 기-다란 치치코코가 지나가는 거예요. 치치코코 안녕! 하고 나는 손을 흔들었어요. 장난감 기차보다 훠-얼씬 긴 것이 두 번이나 까꿍 하고 나타났다 ..

chichi-coco story 2013.11.07

prologue of chichi-coco story...

"다들 어이 가찌?" 아침 먹고 어린이집 가는 길 - 놀터 가서 노올꺼야 어린이집 근처 놀이터 갈까 물으니 - 안니야, 여기 놀터에서 노올꺼야 발길을 옮긴 아이, 집 앞 놀이터로 다다다다 뛰어가더니 처음으로 한 말. - 어어~? 다들 어이 가찌? 또래 친구는 없었고 미끄럼틀엔 또르르 이슬이 맺혀있어 타지는 못했지만 빙그르르 돌아가는 기구를 처음 돌려보고는 재미를 붙이고 뒤늦게 도착한 친구를 태우고 내가 내가 할게 하며 꽤 잘 돌려주기도 하고 실컷 뛰놀다 조금 지루해 질 무렵 떨어진 낙엽 밟고 만지작대다 출동!을 외치고 아이 전용 세발 자전거를 타고 어린이집으로 다시 향했다. 어제 아침의 이야기다. 가을 접어들며 언어 폭발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경험하는 나날들. 기차는 치치코코 지하철도 치치코코 치치코코야 ..

chichi-coco story 2013.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