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자 3

이 땅의 참주인, 참어른입니까 - <제암리를 아십니까>를 읽고.

장경선 작가의 역사 동화 <제암리를 아십니까>. 작가의 물음에 선뜻 대답을 할 수 없어 표지 그림으로 시선을 돌렸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 있는 소년과 소녀. 한복차림을 한 귀밑머리의 소녀 곁에 있는 닭 한마리. 뒷 표지에는 지난 역사를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이름없는 풀뿌리 같은 백성들이 외친 만세 소리를 잘 들어보라는 추천사가 발췌되어 있다. 사건에 대해 잘 몰랐기에 부끄러웠고,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더더욱 작가의 이야기에 몰입하며 단숨에 읽어나갔다. 이 장편 동화는 일제의 제암리 학살 사건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다룬 이야기다. 1919년 당시 전국적으로 확산된 3.1독립운동의 흐름속에서 제암리 발안 -지금의 화성 지역 - 장터에서 수원군 최대 규모의 연합 만세항쟁운동이일어났다. 일제는 3.1독립운동..

book. paper + log 2019.03.21

100년 전 그 날의 선언을 옮겨 적으며

봄이 채 오기도 전 어느 날, 지인의 독립선언문 필사 노트를 보고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적이 있다. 이제껏 선언문을 끝까지 정독한 적이 있었던가. 자문하다 부끄러움이 밀려들었다. 역사책에 담긴 사진으로만, 잊어서는 안 될 역사라고 머릿속으로 기억할 뿐. 글을 읽어볼 생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하지만 그 순간 느낀 부끄러움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난 바쁘면서도 평온한 일상 속으로 아무렇지 않게 다시 걸어 들어갔으니 말이다. 2019년 3월 1일, 큰 아이가 일어나자마자 태극기를 꺼내 흔들어대며 부산스럽게 아침을 열었다. 국경일에 태극기 달기를 제 일처럼 챙기는 아이인데 이번엔 유난히 더 즐거운 눈치랄까. 물어보니 태권도장에서 마련한 태극기 이벤트에 인증샷을 올리면 칭찬 보..

mono + log 2019.03.21

[제암리를 아십니까] 장경선 역사동화

​ / "다음에 어른이 되면 너희 나라가 지은 죄를 낱낱이 세상에 알려. 이건 사사까 아들 나카무라가 아니라, 나에게 쑥을 캐 주던 동무에게 부탁하는 거야." / 장경선 장편 역사동화 p. 186 중에서. * 3.1독립운동 그리고 제암리 학살사건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서 낭독을 시작으로 만세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된다. 3월 31일 제암리 발안(지금의 화성) 장터에서 시민들이 참여한 만세항쟁이 일어나고 수원군 최대 규모의 연합시위로 확대된다. 일본군의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 한 명이 목숨을 잃자, 시위대는 일본 순사를 처단하고 면사무소와 주재소를 불태우며 저항에 나선다. 헌병과 경찰은 시위 주동자를 체포하는데 혈안이 되어 마을의 가옥에 불을 지르고 고문을 가하며 무자비한 진압작전..

book. paper + log 2019.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