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5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마르크 로제 장편소설 | 윤미연 옮김 문학동네(2020)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 몰입하면서 나는 모든 걸 잊는다. 낭독을 마치는 순간, 나는 망각으로부터 현실로 돌아온다. 씻기고 정화된 채로 행복한 현실로. 나는 피키에 씨와 얼싸안을 것이다. 지금은 서로 악수를 나눈다.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은밀하게 통하는 공모자들이다. / (p.45 중에서...) * 책을, 글을 읽어주는 사람과 이야기를 듣는 이를 기억한다. 기억을 잃은 아내 앨리 곁에서 젊은 시절의 일기를 읽어주던 남편 노아가 나오는 영화 책을 듣는 시간에 푹 빠진 잠 못드는 마르셀을 위해 침대맡에 앉아 책을 읽어주던 엄마의 목소리 ... 사실 낭독은 일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성우 못지 않게 낭랑한..

book. paper + log 2020.07.29

파울로 코엘료- 히피 Hippie

​ [히피] 파울로 코엘료 장편소설 | 장소미 옮김 문학동네(2019) 매직버스 타고 한 뼘 자라는 어른의 성장기 누구나, 가보지 않은 여행길에 대해 로망이 있다. 머리에 꽃을 달고 자유롭게 히피가 되어 보는 꿈을 꿀 수 있다면 바로 에 그 여정이 있으니 함께 동행해 볼 것을 추천해 본다. 파울로 코엘료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3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담긴 소설. 강렬한 붉은 톤 표지만큼이나 다양하고 감각적인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가장 특별한 건 20대 청년 파울로를 엿볼 수 있기 때문. 할 일이 쌓였을 땐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게 꿈같지 않기에 속 순례길을 따라가며 책읽은 이야기를 몇 개의 키워드 중심으로 꺼내본다. # 사랑이거나 혹은 아니거나 담광장에서 카를라와 파울로가 스..

book. paper + log 2019.02.14

[곰씨의 의자] 따로, 또 같이 걸어볼까요.

​ 혼자 사색하기를 좋아하고 조용조용 가만가만 자기만의 시간을 충분히 즐길 줄 아는 곰. 그런 곰에게 처음부터 마음이 갔다. 차를 끓이고 책을 준비하고 자신의 의자에 앉아서 누리는 면면의 모든 과정이 일상의 습관으로 자리한 의식처럼 여겨진다. '이 시간만은 철저히 내가 주인이 되는 시간이야..' 그렇다고 처음부터 남에게 선을 긋는 차가운 인상은 아니다. 세계를 여행하고 돌아와 어깨가 축 쳐진 토끼에게 휴식을 먼저 권하고 탐험담을 늘어놓는 토끼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곰씨다. 탐험가 토끼에게 여자친구가 생겨 둘이 결혼할 때도 마음에서 우러나도록 축복을 다 해주는 곰씨. 그런 곰씨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토끼부부의 아기 토끼들이 줄줄이 태어나 곰씨의 자유시간을 점점 빼앗기 때문. 이제 혼..

book. paper + log 2018.12.16

2018 한 해의 삶을 돌아보며 - 순간을 영원처럼 복기하는 책의 힘

내 삶의 순간을 영원으로 복기하는 원동력이 되어주던 세 권의 책을 꼽으며 올 한 해를 되돌아보려 한다. 노인경 그림책 / 숨 ​“긴 기다림의 끝에 아이가 있었어요. 숨과 숨이 모여 그 아이가 되었고, 이제 그 아이의 숨으로 우리는 새로워졌습니다.” _ 노인경(표지 뒤_ 작가의 말 중에서) 글 없는 그림책「숨」은 표지 뒷면에 담긴 작가의 말이 이 책을 설명하는 첫 시작이자 전부이다. 결국엔 생명이 시작되고 성장하는 과정을 매일 매일 지켜보는 부모와 아이의 이야기, 곧 나의 이야기로 돌아온다. 어느 날 성큼 아기가 찾아와 콩닥콩닥 심장소리로 화답하던 그 날, 뾰족 하이힐 구두와 안녕을 고하고 당장 플랫 슈즈로 갈아탔던 날, 마땅히 기다려야 했던 나날들, 고된 진통과 난산의 끝에 엄마라는 새 이름을 선물 받은..

book. paper + log 2018.12.15

윤종신 산문집 [계절은 너에게 배웠어]⠀⠀

⠀⠀⠀⠀⠀⠀⠀⠀⠀⠀⠀⠀⠀⠀⠀⠀⠀​ ⠀⠀⠀⠀⠀⠀⠀⠀⠀⠀⠀⠀⠀⠀⠀ / 노래로 이야기하는 사람. 2010년부터 지금까지 [월간 윤종신]을 통해 매달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고 있다 / ⠀⠀⠀⠀⠀⠀⠀⠀⠀⠀⠀⠀⠀⠀⠀⠀⠀ 단 두 줄로 자기 소개가 되는 사람. 프롤로그 에필로그도 담담해서 과하지 않아서 꾸미지 않아서, 알던 노래는 아는 대로 낯선 노래는 낯선 대로 느낄 수 있어서, 노래가 나오기까지 여정 그 사이사이를 거닐 수 있어서 좋다. ⠀⠀⠀⠀⠀⠀⠀⠀⠀⠀⠀⠀⠀⠀⠀⠀⠀ "작사가는 잠깐 스쳐지나가는 단상을 3분에서 5분 정도의 길이로 늘여놓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 / 너무 부족하다고 매일 메꾸려 했던 그 팔에 흐르던 땀은 증발하지 않아 차곡차곡 내 빈틈에 이야기들로 차 난 이제서야 /..

book. paper + log 2018.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