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 log 12

안녕?! 널 기다리고 있었어!

비가 갠 뒤 노을질 무렵, 한 번은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던! 이 여름이 가기 전 드디어 무지개를 만났다. 처음엔 앞 베란다 뒷 베란다를 왔다 갔다 거리며 살펴봤다가 아무런 소식이 없어서 실망했다. 그러다 5분쯤 지났을까. 노을이 아까보다 더 깊은 주홍빛으로 붉어지길래 하늘을 보았더니 반짝! 저녁 짓다 말고 둘째랑 호들갑 떨며 한참을 바라보며 무지개 멍…

scene + log 2023.08.23

백희나 작가 그림책전

오랜만에 형제가 같이 한 스케줄. 아이들 유년과 더불어 철부지 어린 엄마시절의 한 조각을 함께 한 백희나 그림책을 둘러볼 수 있던 전시회. 구름빵을 사랑했던 세 살 꼬꼬꼬마 아기는 이제 열셋. 학교 들어갈 무렵엔 알사탕을 좋아했더랬지. 연이와 버들도령 이야기를 좋아하는 둘째는 전시장에 상영 중이던 애니메이션 앞을 떠날 줄 모르고… 모든 것이 뭉클…

scene + log 2023.08.08

넷플릭스 영화 _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넷플릭스 옆에 나란히 떠 있는 제목에 예고편에 눈길이 가서 단숨에 본 영화 . 정보도, 기대도 없었는데 마음이 맑아지는 효과라니.. 순수한 꿈을 향한 착한 판타지가 있다. 현실과 허상, 갑질, 본연의 존재, 편견, 변화를 위한 날개짓… 선한 파장을 일으키는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한 영국배우 레슬리 맨빌. 오늘은 시리즈 시즌 5를 이어 보던 중에 마거릿 공주로 나와 또 한번 설렘. 이 분 필모그래피 역주행해야겠다. —————- 밑줄 대사 * 부인은 청소부인가? 아니면 그 이상의 어떤 존재인가? (디올 회계팀 직원 포벨 & 모델 나타샤 _ 사르트르의 를 토대로 대화를 이어간다)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이 드레스에 걸맞는 삶을 살 수 있겠어요? 물론 꿈을 살 순 있죠. 하지만 그걸로..

scene + log 2023.08.03

넷플릭스 _ 버진리버(Virgin River)로 비행하시겠습니까?

Netflix Original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본 적 있을 것이다. 그 누구도 나를 모르는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꿈. 머나먼 나라로의 여행이라면 비행기 티켓을 끊는 순간, 새롭고 찬란한 여정이 시작된다. 무지갯빛을 품은 비눗방울처럼 잔뜩 부풀어 오르는 설렘을 안고 말이다. 출발하기도 전에 예약된 찐 행복의 그림들, 이젠 기약도 할 수 없을 만큼 멀어져 간다. 어디가 정점이고 끝인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팬데믹 한복판에서 우린 각자의 갈망에 단추를 걸어 잠그고, 허용되는 만큼의 거리와 간격을 두고, 절제되고 단출한 아주 최소한의 삶 속으로 수렴하고 있는 나날들... 비눗방울은 곧 터지게 될 슬픈 운명임을 예감한 것일까.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과 불안에 잠식당한 암흑의 밤을 통과하기까지 ..

scene + log 2021.01.01

겨울 저녁, 눈썹달

어제의 초승달 눈썹달 또는 손톱달... 음력 2020. 11. 2. 겨울저녁, 해거름을 뒤로 하고 또렷하게 새겨진 달빛 가장자리에 홀려 종종걸음을 멈추었다. 금빛이면서도 은은하게 날렵한 맵시의 선이 주는 존재감이란..손톱보다는 빛을 간직한 눈썹에 더 가까웠다. 버스를 기다리는 내내 생각했다. 뇌리를 맴도는 몇개의 낱말들 - 눈썹, 맑게, 씻어, 하늘... 서정..

scene + log 2020.12.18

자기소개, 준비되셨습니까? _ 영화 <인턴>을 보다가

영화 (2015) 인트로를 통해서 ‘나’를 다시 보다 주방에 들어서기 전, 마음을 리셋하는 의식 중 하나, 넷플릭스로 영화 을 틀어놓는 일이다. 한참 전에 본 영화인데 최근 들어 무한 리플레이한 지 거의 두 달째. 주방일을 하며 서서 끝까지 보고 듣는 건 아니고, 요리나 설거지를 마칠 무렵까지 마치 조각 케이크 먹듯 영화를 한 조각씩 나누어 며칠에 걸쳐 반복해서 보고 있다. * Freud said, Love and work. Work and love. That's all there is 프로이트는 말했죠. 사랑과 일, 일과 사랑. 그게 전부라고. * 영화는 도입부가 정말 진국이다. 센트럴파크(!)의 초록 초록한 나무 풍경으로 화면이 가득 채워지고, 단체로 요가를 하는 사람들 사이로 벤(로버트 드 니로)의..

scene + log 2020.08.18

morning festa _ 나팔꽃의 시간

morning festa _ 캔버스에 아크릴 나팔꽃의 하루는 길고도 짧습니다. 흙 속에서 새싹을 움트고 솜털 맺힌 작고 여리한 꽃망울에 이르기까지 수개월을 준비하지요. 그런 끝에 새벽녘 처음으로 꽃잎을 열고 피 우고 닫는데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뿐입니다. 우연히 나팔꽃을 만난 후로 작고 사소하지만, 마냥 사소하지만은 않은 꽃의 생명력을 느낍니다. 시시각각 생의 리듬과 숙명이 공존하는 자연의 시간에 잠시 머물러봅니다. ⠀ /group exhibition/ 시간의 한 조각을 찾아서 ...쉼, 전시회 중에서, _2020.1.21 ~ 2.2 _아람누리도서관 갤러리 빛뜰(B1)

scene + log 2020.01.22

[전시] 쉼 ... 시간의 한 조각을 찾아서

도시의 소음을 뚫고 소리 없이 고요하게 마음을 들여다볼 시간이, 그 무언가가 당신에겐 있나요? 마음에 머무는 각자의 작은 쉼터를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던 작가 4인이 모여 첫 번째 展을 통해 서로의 ‘쉼’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걸음을 늦추고 눈길이 닿는 곳에 잠시 멈추어 마음속으로 들어온 그 무언가와 내밀한 대화를 나누던 시간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자연 속 고즈넉한 풍경에 이끌려 정지된 순간을, 좋아하는 사람의 취향을 따라 가다 인물을,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게 삶을 사는 꽃을, 그리고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간식을 사 먹으며 느낀 소확행을 표현했습니다. 작가 4인의 ‘쉼,’이 감상자 분들의 시간에 의미 있게 가닿기를 바랍니다. _ 2020.1.21~ 2.2 _고양시립아람누리도서관 갤러리 ..

scene + log 2020.01.22

movie _ 어바웃타임

Tim(Domhnall Gleeson) says... "The truth is, now I don't travel back at all, not even for the day. I just try to live everyday as if I've deliberately come back to this one day. To enjoy it. As if it was the full final day. Of my extraordinary, ordinary life." 어떻게 하면 더 잘, 더 행복하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어떤 삶이 바로 그런 삶인 걸까. 아니 꼭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아도 난 나의 삶이 어떠기를 바라는 걸까. 이대로 괜찮은 걸까. 영화를 보며 참 많이 웃고 많이 울었다. 기쁘고 좋다..

scene + log 2013.12.27

movie _ 잡스 ... 에 대한 이모저모 메모들...

[창조의 열매, 애플을 공동 창업한 스티브 잡스 & 스티브 워즈니악] 수요일, 아바타 이후 근 3년만에!!! 남편과 함께 극장을 찾았다. 그 사실만으로도 참 크나큰 충격일 수 있겠으나 뭐 내가 극장에서 조금 멀어졌을 뿐 영화와 거리를 두었던 건 아니니 더는 부연설명도 의미부여도 안하는 걸로- 내가 선택해 우리가 본 영화는 잡스. 프로그래머 개발자 출신의 그에겐 첨부터 so so한 선택이었을테고, 2011년 10월, 스티브 잡스 사후 계속 언급되던 영화가 이제사 개봉된 것과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모처럼 여유부리며 단둘이 노닥거리며 영화를 볼 수 있게 된 타이밍이 맞았을 뿐. 서두를 이유도 없었기에 시작 10분전에 티켓을 끊고 모처럼 (잘 먹지 않는) 달콤한 팝콘과 콜라까지 살 여유마저 그저 낯설고 신기..

scene + log 2013.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