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Logue 302

hApPy BIrThdAy tO mE! :)

산책길에 만난 하트 나뭇잎들. 볕 눈부신 나무 위에는 연노랑 초록 잎들이 바람결에 너울너울 아래에는 지나가는 비바람을 이기지 못한 아련한 잎들이 수북수북 아직은 나뭇가지에 초롱초롱 달린 초록 사랑잎들이 더 많아 다행이지만 여전히 발밑 아래 잎들에 연민이 깊어진다. 붙어있는 잎들도 떨어진 잎들도 가을, 이 좋은 날을 더 오래 누릴 수 있는 이유. 살랑이는 바람 한 자락에 때를 아는 듯 물든 하트 하나 둘 가벼이 춤을 추다 소리없이 떨어진다. 물들어 가는 가을, 시월 십일 볕 좋은 조용한 풍경 오늘은 내 생일. 아침부터 볕 아래서 노닐다 집으로 돌아왔다. 20131010. hApPy BIrThdAy tO mE! :)

photo + log 2013.10.10

그냥 아주 작은 배려 2편

며칠 전, 드.디.어!!!! 나와 인연이 없던, 비오는 날의 불절했던, 부르르 떨며 두고 보자 했던, 그 마을버스 기사 아저씨를 만났다. 아이를 먼저 태우고 내가 올라서고 단말기에 카드를 대고 나니 요구르트를 든 손이 내게 불쑥 들어온다. "아이 줘요" 하며 무심하게 건넨다. (순간 정지) "네?! 아, 네...." 하고는 받아버리고 말았다. 버스가 바로 출발하기도 했거니와 아이도 앉혀야하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 하니 망설이고 주저하고 뭐 그럴 시간이 없었다. 무릎에 아이를 앉히고 나니 그제사 이 상황이 좀 당황스럽다. "기사 아저씨가 하윤이 먹으라고 주셨네?" 하고 내 황당 당황 무안한 낯빛 무마하려 애썼다. 화가 났던 그 분께 얼떨결에 받아버린 요구르트 하나. 일종의 뇌물인가. 아니면 지난번 미안했다..

mono + log 2013.10.10

여기도, 너를 위한 자리

아이 아침만 챙겨주고 눈치없이 혓바늘이 돋아 노곤한 몸이 게으름을 부린다. 한 시간 쯤 더 눈을 붙였을까 모자를 눌러쓰고 빵가게에 다녀온 섬군이 준비한 브런치. 캬 - 땡큐! 제대로 충전 후 아주 소박한 베란다 프로젝트 가을맞이 소꿉장난. "여기도, 너를 위한 자리" 꽃 만지작거리는 동안 여백을 채워주는 딱 하나의 BGM Carla Bruni - Little French Song 좋다 좋아! 20131009 아주 고요한 한글날. 오늘은 집이다. LiTtlE fReNCH sOnG lYrIcS Quand tout va mal, when life goes wrong try for a little french song French songs are maybe dmodes mais si douces fredonn..

photo + log 2013.10.09

flower + ing 05. 너를 위한 자리

flower 05. - horizontal design 플라워폼을 쓰지 않고 곱슬버들을 얼기설기 엮어서 고정가지를 만들어 구조를 잡아 투명 유리화기 위에 올려놓고 수평형의 키가 낮은 테이블 센터 피스 완성. 어제의 스타일링이 맘에 들지 않아 다시 꽃을 만져주었다. 초심자의 욕심은 끝이 없다. "그리고, 너를 위한 자리" **오늘 만난 꽃들** 곱슬버들 해바라기 장미 리시얀사스 소국 불로초 맨드라미(계관, 줄맨드라미) 아이비라인 그리고 세이지. 201008 보슬비 내린 오후. 옆구리에 착 감싸안아 집까지 조심조심 모셔왔다.

photo + log 2013.10.09

나무늘보의 수다

한 마디여도 될 것을 글자 하나하나에 꼬리표들이 달렸나 하염없이 길고 길고 길고 자꾸만 길어진다. 한 마디 영감은 정지된 스틸컷 시간을 건너뛰어 언젠가의 그 때로 돌아가 눈이 기억하는 대로 마음에 새겨진 대로 두 줄 세 줄 네 줄 ... 한 문단. 두 문단. 세 문단. 입술은 말하지 않고 눈이 기억하는 대로 마음이 새겨진 대로 뇌가 하라는 대로 손만 툭탁툭탁툭탁툭탁 내 글 속에 사는 느린 나무늘보의 한없이 늘어진 수다 얼마나 쏟아내야 조금 가지런해질까 눈이 마음이 손이 말하는 글 조차 쉬이 버리지 못하는 저장 강박증 내지 기록 강박증세를 보이는 나무늘보의 수다 오늘도 그렇다.

mono + log 2013.10.08

Carla Bruni - Those Dancing Days Are Gone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을 하고 시끌벅적한 파티에 다녀와 아무도 없을 깜깜하고 텅 빈 집에 들어와 외로운 손으로 불을 켜고 거울 속 그녀는 스모키로 채색한 얼굴을 지운다. 말간 맨 얼굴을 드러낼 즈음 숱이 많고 까만 속눈썹을 깜빡이다 한참 동안이나 거울을 들여다보고 입을 연다. - 이제 내 얘기를 좀 할게 붉은 입술이 말하는 소리 짙은 스모키로 물들다. ... 비오는 오후를 채워준 오늘(지금은 새벽 2시가 지났으니, 엄밀히 어제)의 음악. Carla Bruni - Those Dancing Days Are Gone 카를라 부르니의 허스키보이스. 회색 구름. 부슬비. 꽤 괜찮은 조합이다. 한 가지 수식어로는 부족한 그녀. 모델 배우 싱어송라이터 전 퍼스트레이디 엘리제궁을 떠난 그녀는 올 봄 네 번째 앨범을 내기..

music + log 2013.10.07

비둘기집

볕은 따뜻하고 바람은 찬 하늘 열린 날 휴일. 대학 방송국 동기들 가을맞이 가족 회동 야외 바베큐파티. 나의 20대 가장 핫했던 그 때를 함께한 친구들. 이젠 각자 예쁜 둥지 틀고 엄마 아빠 똑 닮은 쥬니어 하나 둘 데리고 만나다 보니 일단 모임 자체가 기적이고, 한 살 아기부터 일곱살 형아까지 아이들은 함께 뛰놀며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니 이 보다 더 큰 감동이 없다. 겨울이면 곧 태어날 아가도 대기중이니 우리 모임의 인간복제는 어쩌면 네버엔딩스토리... ^^ 그 예전, 행사를 마치고 한 자리에 모여 손을 맞잡고 부르던 노래가 있다.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을 지어요. 메아리 소리 해 맑은 오솔길을 따라 산새들 노래 즐거운 옹달샘터에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

photo + log 2013.10.07

새책 같은 헌책

중고서점에서 모셔온 거의 새책같은 헌책들. 요즘 색깔 알아가는 재미를 붙인 아이 생각해서 글밥이 조금 있고 그림이 흥미로운 책들로 골랐다. 제일 먼저 개시한 는 펼치자마자 인기폭발. 한여름 내내 광분했던 에 이어 이수지 그림에 점점 빠져들고 있는 녀석. 예상대로 나의 무한 리플레이가 시작되었고, 내가 읽으려고 산 책 들 중 몇 개는 친정집에 있을 지도 모르지만 동생에게 양보하는 것으로 하고 데려왔다. 내 식구로 맞이한 것 만으로도 배부른 하루. 내 지인들은 알라딘에 책을 내놨다 하는데 뭐든지간에 잘 버릴 줄 모르는 나는 유난히 책들을 더 끼고 있어서 그런지 아직 자신이 없다. 정리가 필요한 내 책상과 책장. 보고 있자니 한숨만... 이러느니 모셔온 책 첫 장이나 펼치자.

photo + log 2013.10.04

일산의 보물창고 _ 중고서점 알라딘

며칠 전 새로 알게되어 찾아간 중고서점 알라딘(일산점) 지인의 추천대로 겉 건물은 한 층짜리로 보이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정말 거대한 보.물.창.고!!! 어디, 흙 속의 진주 캐러 가 볼까? 어떤 책이 있나 살펴보기도 전에 매장 인테리어에 시선이 꽂혔다. 먼저 1층부터 2층 곳곳 투어를 시작. 매장 입구에서 바라본 서점 전경. 회벽돌과 블랙 철제의 심플한 디쟈인으로 설계된 원형 구조의 탁 트인 공간은 서점으로 들어온 순간 커다란 책 창고로 들어온 기분이다. 1층에는 넓은 데스크와 포인트 컬러 의자들이 자리하고 저마다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작은 쉼터가 있다. 커피향이 더해지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요즘 커피전문점도 차고 넘치고 테이크아웃해 많이들 오니 책만 소중히 다뤄준다면 큰 문제는 없을 듯..

photo + log 2013.10.04